웰다잉은 '영혼의 성숙과 사상의 실천'  
랜디 포시 교수, 죽음을 앞두고도 '희망의 강의'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1.12.08 16:27 |

미국 카네기멜런대 랜디 포시 교수는 2009년 2월 ‘마지막 강의’를 끝으로 생을 마감했다.

 

말기 췌장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도 밝은 미소로 삶과 꿈을 이야기한 동영상은 세계를 감동시켰다. 그는 죽음마저 철저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마지막까지 여유 있게 농담을 하면서 여행을 떠났다.

 

그의 ‘마지막 강의’는 죽음이 아니라 삶과 꿈에 대한 강의였다.

 

반면 우리 사회의 현실은 어떤가?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밝은 미소 속에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죽음을 마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꿈과 희망을 설파한 포시 교수의 죽음에서 교훈을 얻어보자.

랜디 포시는 ‘긍정적인 삶의 전도사’였다. 죽음 앞에 의연해지면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웰다잉(well-dying)’이란 화두를 던졌다. 웰빙(well-being)은 잘 먹고 잘 사는 것,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뜻한다. 웰다잉은 바로 웰빙의 완성이다. 랜디 포시는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물질중심·경제만능주의도 웰다잉으로 치유될 수 있다. 웰빙이 개인 중심의 ‘사유’라면 웰다잉은 영혼의 성숙과 사랑의 실천을 의미한다"고 설파했다.

 

우리 사회에서 ‘웰다잉’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통계가 있다. 서울대병원 허대석(의대) 교수팀이 전이성 암진단을 받았던 국내 환자 298명을 사망 순간까지 추적·관찰한 결과 말기암 환자 중 33.6%가 임종 1개월 전까지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50.3%는 임종 2개월 전, 94.6%는 임종 6개월 전까지 적극적인 항암제 치료를 받았다. 미국에선 임종 6개월 전까지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는 33%에 불과했다. 우리 사회에서 안락사와 존엄사 논쟁이 그치지 않는 것도 심폐사·뇌사 등 죽음 판정의 육체적 기준이 마치 죽음의 정의(定義)인 양 죽음에 대한 오해가 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오해가 “죽으면 다 끝나는 게 아니냐”는 육체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죽음이란 옷을 갈아입는 과정”이라고 했다.

 

생사학을 창시한 미국의 정신과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죽음을 눈앞에 둔 어린아이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우리 몸은 번데기와 마찬가지다. 죽으면 영혼은 육신으로부터 벗어나 나비처럼 예쁘게 날아서 천국으로 날아간다.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다.”

 

포시 교수가 주는 교훈은 마지막 순간까지 낙천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100만 명 이상이 본 ‘마지막 강의’란 동영상에서 그는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포시 교수처럼 죽음에 대처하는 것은 노력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고,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TS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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