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김일성 만세'다!  
그래. '너도 나도 권력자'다!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2.27 15:42 |

성남투데이 이삼경이 쓴 글을 두 번 문제 삼았다. 여전히 그는 반응이 없다. 이를테면 그는 자신에게 이런 식이다. "제 갈 길을 가라, 남이야 뭐라든!"(단테)

 

이 방식은 옳은 것이라면 지켜내겠다는 옹골진 자의 태도일까? 아니면 제 독선을 버리지 않겠다는 나르시시스트의 태도일까? 이삼경은 후자다. 왜 그럴까?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제 갈 길을 가라, 남이야 뭐라든!" 마르크스도 이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 《자본론》 초판 서문에서다. 그러나 인용에 앞서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달았다.


"나는 과학적 비판에 근거한 의견이라면 무엇이든 환영한다. 그러나 내가 한 번도 양보한 일이 없는 이른바 여론이라는 편견에 대해서는 단테의 말이 나의 좌우명이다."


26일 그가 '너도 나도 권력자'라는 글에 김수영의 '김일성 만세'를 인용했다. "사회의 경직성을 한량스럽게 깨뜨리려 한" 시로 읽기 위해서다. 읽거나 말거나 그의 몫이다.


그러나 그는 시작부터 틀렸다. 인용을 "김수영이 1960년 10월에 '김일성 만세'라는 시를 발표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영은 1960년 10월에 '김일성 만세'를 발표한 사실이 전혀 없다. 때문에 '김일성 만세'는 그의 시와 산문을 모두 실은 김수영 전집 어디에도 실려 있지 않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 만세'는 《창작과 비평》 2008년 여름호에 새롭게 발굴되어 실린 미발표된 시 15편과 일기 등 산문 30여 편 중 하나다.


김수영은 왜 발표하지 않았을까? 미제다. 그가 이 시를 쓰게 된 것은 사회의 경직성 때문이라고 읽을 수도 있지만 그가 이 시를 쓴 시점에서 발표하지 않은 것은 미제다.


이런 이유에서 김수영이 발표한 시라며 '김일성 만세'를 "사회의 경직성을 한량스럽게 깨뜨리려 한" 시로 읽은 이삼경은 오류다.


어떤 오류일까? '프로이센의 최근 검열 훈령에 대한 견해'라는 마르크스의 초기 글에서 독일 및 프로이센의 신문에 대한 다음 비판이 참고가 된다.


"사실의 진실성이란 점에서 영국이나 프랑스의 신문에 뒤떨어지며 종종 비겁하고 공상적인 행동을 일삼는다면, 독일인들은 자기의 국가를 소문으로밖에 알지 못할 것이다."


글쓰기, 특히 언론에서의 글쓰기의 기초인 '사실의 진실성'을 그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주특기인 '싸잡아 비난하기'로 글을 맺는다. "다들 권력자"란다!


그는 발표하지 않은 시를 발표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김수영을 '풀'의 시인이라고 말했다. 그 '풀'은 대체 어떤 시일까? 참여시? 민중시? 해방 이후 최고의 시? '풀'이?


싸잡아 비난하기와 그 유포는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면 '편견'이며 편견의 유포다. 여기에 '얼쑤!'하고 파리 떼가 꼬이는 것은 불문가지다. 성남투데이가 찌라시인 이유다.


거듭 강조해두지만, 큰 덩어리가 아닌 '미세한 차이'에 주목하지 않는 한 어떤 글도 '무늬'만이다. '펜의 놀이'가 즐거운 것은 미세한 차이에 전전긍긍할 때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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