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파의 적은 새누리당, 조중동?  
주사파야말로 보통시민들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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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2.06.21 23:35 |

통합진보당에서 거듭 나려는 흐름과 그것을 저지하려는 반작용이 두드러진다. 이 투쟁의 향배에 따라 통합진보당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반작용이 거센 현재로선 자멸이 99.9%다. 거듭나려는 흐름을 대변하는 것은 박원석 새로나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저지의 반작용을 대변하는 것은 이의엽 전 정책위의장, <민중의 소리> 등 구당권파인 주사파다.

 

우선 거듭나려는 흐름을 보자. 박 위원장이 낸 '새로나기 보고서'라는 혁신안이다. 북한의 인권·3대권력세습·핵개발에 대한 비판, 한미동맹해체·미군철수·재벌해체에 대한 재검토, 비례대표 100% 전략공천 등 진성당원제에 대한 재검토, 조직노동의 기득권층화라는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구당권파인 주사파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서도 주사파를 겨냥한 쓴소리들을 쏟아냈다. "애국가는 국가다", "통합진보당 내 구당권파가 새누리당 및 조중동의 핑계를 대며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그들과의 적대적 공생관계다", "이석기 의원은 진보정당의 노선을 승계한 운동가를 자처할 자격이 없다. 사업가, 비즈니스맨, 사실상 정치다단계업자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주사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에 대한 날선 소리도 있다. "지난 10년간 이석기 의원이 한 일을 봐라. 경기 성남 같은 곳에서 이재명 시장을 당선시키고 돈을 벌지 않았느냐. 정파에는 믿음과 신념의 공동체, 파벌공동체 그리고 금권 관계로 맺어진 이익공동체가 있는데 이석기 의원과 경기동부연합은 이익공동체다"

 

저지의 반작용을 보자. 주사파 이상규 의원이 구당권파 단속용으로 개최한 '통합진보당...당원에게 듣는다'는 공청회(?)에서 이의엽 전 정책위의장이 한 말이다. "새로나기보고서가 그대로 통과되는 일은 없다. 걱정말라", "국민의 눈높이보다는 민중의 눈높이, 노동자·농민의 눈높이가 강조돼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를 얘기하는 것은 허망한 일이다"

 

주사파의 기관지 <민중의 소리>도 들어보자. "친북·반미·반재벌 버려야 '품격있는 진보'라는 것은 조선일보의 오래된 '충고'다", "무차별 폭력 수준의 '종북'공세로 일부 정치세력이 '정치적 빈사상태'에 이를 정도로 왕따 당하는 모습을 곁에서 목격했기 때문일까. 박 의원은 작정하고 '빵셔틀'(일진에게 빵을 상납하는 학생들)을 자처했다"

 

<민중의 소리>는 박 위원장을 비난하기 위해 진보신당도 끌어들이고 있다. 진보신당은 "새로나기특위의 제안대로 통합진보당이 노선 전환을 이룰 경우, 그 노선과 내용은 민주통합당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며 "굳이 노선도 내용도 다르지 않은 정당이 '진보정당'의 이름을 달고 따로 존재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힐난했다는 것이다.

 

거듭나려는 흐름과 이를 저지하려는 반작용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박 위원장이 통합진보당 내 구당권파인 주사파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자 주사파는 새누리당 및 조중동 대 주사파라는 이항대립주의를 끌어들여 박 위원장을 새누리당 및 조중동의 빵셔틀로 낙인 찍는다.' 요약이 보여주듯 주사파는 이항대립주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박 위원장의 말, 즉 "통합진보당 내 구당권파가 새누리당 및 조중동의 핑계를 대며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그들과의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것은 '표상론'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박 위원장 말의 강세는 '세력론'에 있다. 제 아무리 주사파를 비판하더라도 그는 의연 통합진보당 의원이고 따라서 새누리당 및 조중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의 말을 표상론으로 보는 것은 거기에서 주사파 생존의 비법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주사파가 새누리당 및 조중동만을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삼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및 조중동만을 거울 삼는 주사파의 표상주의, 이항대립주의로 나타나는 표상주의는 병적이다. 이의엽 전 정책위의장, <민중의 소리>는 그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이의엽 전 정책위의장의 경우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민들, 즉 온갖 문제들을 안고 있고 그것들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보통의 시민들'을 보지 못한다. 그들에게 보통의 시민들은 어떤 놀라움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의 시민들이야말로 주사파의 종북주의에 '깜짝 놀란 사람들'이다. 이 놀라움은 지적이고 윤리적인 문제틀에서 나온 것이다.

 

<민중의 소리>는 박 위원장을 비난하기 위해 주사파가 이제까지 개무시했던 진보신당을 끌어들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논리적 궤변이다. 주사파가 당권을 위해서라면 개무시했던 진보신당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정치적 추악함이다. 이 둘 경우에서 보듯이 주사파에게는 '당권'이 전부다. 그리고 그것은 '민중'을 보호막 삼고 있다.

 

표상이란 '대리표출(representation)이다. 주사파에게 새누리당 및 조중동이란 주사파라는 '우리'를 비추기 위한 거울로서의 '그들'이다. 그들로서의 새누리당 및 조중동이라는 표상의 구축은 정치적으로 새누리당 및 조중동 대 주사파라는 공고한 '이원론적인 틀'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 이 때 주사파는 그들을 이질적으로 보는 보통의 시민들을 잃고 만다.

 

주사파가 말하는 민중도 파탄난 이론인 사적유물론의 계급주의에 의한 파악이다. 정치적으로는 마르크스주의 변종인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수령-전위-민중'의 도식에 따른 파악이다. 즉 표상이다. 스피박이 지적했듯이 억압받고 착취받는 일, 그것이 대리표출로 가능한지는 정말 의문이다. 이 역시 이들을 이질적으로 보는 보통의 시민들을 잃게 만든다.

 

주사파의 본질은 분명하다. 보통의 시민들로부터 지적이고 윤리적인 어떤 질책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보다는 민중의 눈높이, 노동자·농민의 눈높이가 강조돼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를 얘기하는 것은 허망하다"는 주사파의 주장은 섬뜩하다. 극좌적이다. 통합진보당 내 부정선거사태 이후 이제까지 주사파가 보여준 모든 행태가 그랬다.

 

극좌는 고립과 파탄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때문에 주사파는 자멸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이들에 있지 않다. 문제는 주사파가 자멸하는 과정에서 그 극좌적인 행태로 보통의 시민들이 받는 고통이다. 그것이 너무 크다는데 있다. 그러나 이 고통은 값진 것이다. 전혀 새로운 흐름의 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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