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레프트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1.27 15:48 |

롤랑 바르트는 <저자의 죽음>이란 글에서 이런 것을 썼다. "독자는 글쓰기를 만드는 모든 인용들이 빠짐없이 기재되는 공간이다. 텍스트의 통일성은 기원이 아니라 목적지에 있다. 목적지는 더 이상 개인적인 것일 수 없다. 독자의 탄생은 저자의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얼마 전 <총선이 지방선거인가>라는 칼럼을 통해 이런 것을 썼다. "총선을 지역문제나 따지는 '지방선거'로 착각하는 것 같다. 전부인양 내세우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기대의 일부일 뿐이다. 심지어 안에서 새고 밖으로 도는 시장(市長)에 기대는 저열한 모습까지 보인다."

 

얼마 후 한 지역인터넷언론은 <국회의원 후보인지, 시의원 후보인지…>라는 가십을 통해 이런 것을 썼다. "국회의원으로서의 공약과 시의원, 시장후보로서의 공약을 분간 못하는 이들에게 무슨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얼마 전 <논술시험이 인사 '파격'이라고?>라는 칼럼을 통해 이런 것을 썼다. "사전에 예고 없이 치러진 논술시험이 사무관 승진 후보자들에게 어떻게 이해되고 느껴졌을까? 억압이 아니었을까. 그것은 인사권자의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재량이 아니라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검열이 아닌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얼마 후 한 일간지 기자는 <현대판 알성문과(謁聖文科), 성남시장의 논술고사에 의한 사무관 승진을 보고>라는 칼럼을 통해 이런 것을 썼다. "면접을 볼 줄 알았던 공무원들은 갑작스런 논술시험에 당황했다. 시장이 객관적인 상태에서 논술을 치러 사무관 승진의 기회를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모든 인용을 꿰는 줄은 무엇인가. 생성 중인, 변형 중인 텍스트다. 카피라이트(copy right)에 대한 카피레프트(copy left)다. 여기에 롤랑 바르트가 말한 '텍스트의 즐거움'이 있다. 명성이나 이익, 권력의 텍스트가 아닌 오직 즐거운 텍스트!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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