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재앙' 바이러스와 인간생활  
신종 바이러스와 컴퓨터 바이러스의 유사성, 생체바이러스는 지금도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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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1.12.08 16:44 |

인류의 재앙이라 불릴 만한 다양한 신종 바이러스 출연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작금의 신종인플루엔자A(H1N1)가 그렇고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AI)가 그랬다. 에이즈(AIDS), 사스(SARS), 천연두와 수두, 홍역 등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작년 전 세계 62개국에서 1만7410명의 신종 플루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11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 신종 플루 감염 환자가 50개주 전역에서 발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신종 플루 감염이 확인된 사례가 실제 감염자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미 전역의 감염 환자가 모두 20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도 신종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된 사망자 수를 봐도 바이러스가 인간생활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퇴치는 쉽지 않다. 생존 방식이 교활한데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 또한 탁월해 지금의 과학 수준으로는 뿌리 뽑을 수 없다. 게다가 인류의 이기심과 교통수단의 발달 등 현대 문명이 바이러스의 생존과 확산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 논술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논제가 출제될 가능성은 크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체를 명확히 알아야 하고 이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알고 있어야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본지는 바이러스의 생성원인과 해결방안을 알아본다.

 

전염병이 일어나는 주요인은 환경오염과 생태계의 변화다. 산림훼손과 도시건설은 환경오염을 부추겼다. 특히 공장과 집에서 쏟아져 나온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평균 기온을 높이는 작용을 했다. 프레온가스는 오존층까지 파괴해 자외선 차단 기능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지구 환경의 변화가 일어났고 생태계가 교란되었다. 이에 못지 않게 바이러스들은 인류환경 변화 속도에 비례해 지능화되었고 전염병 속도 또한 초고속이다.

 

유전자 조작도 신종 바이러스를 다량 생산하는 숙주가 되었다. 20세기 들어 새롭게 등장한 동물의 개량종은 새로운 조건에 맞는 유전자를 보유하게 됐다. 축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서 신종 바이러스나 구제역이 자주 발생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개발한 항생제가 오히려 인류를 전염병 앞에서 무기력하게 되었다. 항생제는 전염병의 발생을 부분적으로 억제하지만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오히려 항생제 남용은 면역 기능을 악화시켜 유전자 변이를 거친 바이러스들이 침입하면 곧바로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돌변하게된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저서 ‘바이오테크 시대’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단일 품종 농산물 및 유전자 이식 동물을 대량 생산함으로써 변형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했다’고 본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신종바이러스의 극복과 예방은 가능한가? 무한 경쟁사회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무분별한 욕망의 총체적 합을 낮추는 일은 불가능함으로 신종바이러스의 출현은 불가피 하다. 또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국가 간의 경쟁은 인류의 전염병을 막을 수 없다. 오로지 국지적 차원에서 예방과 최첨단 신 백신을 개발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일 뿐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바이오테크 시대’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단일 재배 시스템과 동종교배가 변종 바이러스 생산, 자연재해에 대해 저항력을 잃었다”고 말하고 “다양한 유전자 개발, 성의 분화를 거친 다양성 확보가 재앙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 바이러스의 가장 큰 요소는 전염속도다. 전염속도는 병원체와 숙주가 살아가는 독성과 생존 능력, 숙주의 항체 보유 여부, 밀도, 온도, 습도 등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 위해 연쇄 감염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면 전염병 창궐의 임계점을 이해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외국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이 전염병에 걸려 돌아왔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은 도착 후 10명의 사람들과 접촉하고 그 10명은 또 각각 10명의 다른 사람들과 접촉했다. 전염병의 병원체가 다른 숙주로 이동해 살아남을 확률을 20%라고 한다면 접촉한 10명 중 2명은 전염병에 감염될 것이다. 그 2명이 각각 10명과 접촉한다면 4명의 감염자가 더 발생해 감염자는 모두 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감염자들이 각각 10명과 접촉하면 전체 감염자 수는 공비가 2인 등비수열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는 감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또 다른 경우를 가정해 보자. 외국 여행에서 전염병에 감염된 10명이 돌아왔다. 전염병의 병원체가 다른 숙주로 이동해 살아남을 확률은 마찬가지로 20%라고 하면 이 사람들이 평균 4명의 사람들과 접촉할 경우 접촉한 40명 중 8명이 감염될 것이다. 이 8명이 또 4명씩과 접촉한다면 32명 가운데 6~7명이 감염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전염병이 감염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전염병은 점차 소멸될 것이다.

 

결국 전염병이 창궐할지 아닐지는 전염병에 감염된 숙주가 평균 하나 이상의 접촉 숙주를 감염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접촉하는 사람의 수와 전염병의 병원체가 지닌 생존 확률에 따라 전염병이 창궐할지 소멸할지 판가름이 나는 것이다.

 

따라서 전염병을 막으려면 예방 접종과 영양 관리 등 갖가지 방식으로 숙주 안에서 병원체가 생존할 수 있는 비율을 낮추고, 발병자는 즉시 격리 수용해야 한다.

 

전염병의 특성을 이렇게 분석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전염병 정복은 가능하다. 전염병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 즉 하나의 감염된 숙주가 평균 하나 이상의 비감염 숙주를 감염시키는 조건을 충족시켜 주지 않을 때 막을 수 있다. 그러자면 예방 접종으로 면역률을 높이고, 숙주들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 이때 숙주들의 접촉형태가 그물형이 아니라 직선형이 되도록 해야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신종 바이러스는 어떤 면에서 컴퓨터 바이러스와 유사한 면이 있다. 두 바이러스는 숙주와 다른 소프트웨어에 붙어살아야 하는 미완성품이며 숙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둘 다 무작위로 퍼지며 끊임없이 변신한다는 것도 같다.

 

두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도전과 응전 과정도 비슷하다. 대다수의 생체 바이러스는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물질을 만나면 일단 죽은 척한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 물질에 대항하거나 피해갈 수 있게 자신의 유전자를 바꿔 버린다. 그래서 끊임없이 다른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인간이 백신 개발에 노력하는 동안에도 생체 바이러스는 변신을 거듭한다. 인간과 바이러스 사이에 쫓고 쫓기는 게임이 계속 벌어지는 형국이다.

 

바이러스의 끊임없는 공격을 막기 위해 생체 바이러스든 컴퓨터 바이러스든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자마자 자동으로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생명공학과 소프트웨어공학을 만들어야 한다. 아직은 꿈같은 얘기다. 하지만 그런 백신이 나오지 않는 이상 바이러스와 인간의 치열한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에게 ‘너 변신하지 마’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TSmon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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