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도 안 되는 것들이!  
좌파의 아웃사이더 벤야민의 비판법을 소개합니다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4.06 23:32 |

"비평은 한 예술작품의 진리내용을 추구하며 주해는 그것의 사실내용을 추구한다. 둘 사이의 관계는 모든 저술의 기본법칙을 규정한다. 이 법칙에 따르면 한 작품의 진리내용은 이 진리내용이 의미심장한 것일수록 그 작품의 사실내용에 그만큼 더 눈에 띄지 않게 그리고 더 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괴테의 친화력》)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좌파의 아웃사이더'로 평가받는 벤야민이 말한 것이다. 벤야민이 말하려는 것은 주어진 텍스트에서 주해와 비판(비평)의 상호관계에 관한 것이다. 이 상호관계에서 그는 주어진 텍스트에 대한 주해 없이 비판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실제로 벤야민은 "비평가는 주해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그 소임을 '화학자'로 비유하고 있다.


벤야민이 이런 '비판의 원칙'을 제시한 것은 그 이전 이른바 슐레겔을 비롯한 수많은 낭만주의자들이 주어진 텍스트를 감성적으로 바라보며 밑도 끝도 없이 나르시스트적인 '자기 고양'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인식을 감성으로 대체시킨 것이다. 이들의 잘못은 역사적 단죄를 받은 '파시즘'에서 반복된 바 있다. 정치를 '미학(감성)화'시켰기 때문이다.


벤야민이 말한 것은 남을 비판할 때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남을 비판할 때는 그가 말한 것들을 사실자료로 삼아 그것을 시비하는 일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주해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해의 성과는 자기의 독창적인 의견, 즉 비판을 개진하는 밑재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근거 없이 비판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벤야민이 말한 것은 오늘날 어떤 분야의 비평가든 일반화된 방식으로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다. 말하자면 비평의 기본 룰이다. 성남의 지역언론들에 오르는 글들을 비판한 적이 있다. 지역언론의 흐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수행에서 본업인 비평에서와 마찬가지로 주해와 비판의 상호관계를 적용해왔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비판에 대한 반론을 받아본 적이 없다. 신기한 일이다. 완전한 것이 이 세계에 있을 리 만무하고 하물며 사람이 하는 일이야 얼마나 부족한 것인가. 그러니 신기할 수밖에! 오히려 어느 지방지 기자의 표절과 불온한 정치적 의도 가능성을 비판해 그 반응으로 기자들의 '집단적인 반성문'이 시민들 앞에 나온 적은 한 번 있었다.


예외가 있었다. 성남투데이의 마이신 이삼경이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의 글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그에 대한 찬사다." 주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니 비판이 있을 리 만무하다. 비판이 없으니 대신할 것이란 비방 밖에 없다. 그는 낭만주의자 특유의 반어법을 사용했다. "위대한 민주주의자(?) 마인황씨! 당신 얼굴에 침을 뱉지 않으마!"


왜 주해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왜 비판 대신 비방으로 끝내고 말았을까? 그것은 그의 '마녀사냥식 신상털기'와 관련되어 있다. 신상털기는 논리적으로는 전형적인 '대인논증의 오류'다. 그보다는 남을 이렇게 간단히 처리하고 마는 그 '인식의 폭력성'에 측은한 마음이다. 이보다 그의 글들이 글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을 더 잘 보여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에겐 주어진 텍스트에 대한 '인식력의 부재'와 더불어 중요한 어떤 '시민의 자질'이 확인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반론의 능력, 논쟁의 능력, 토론의 능력이다. 삶에서 수행되어야 하는 민주주의를 말할 때, 그 민주주의의 핵심 덕목이다. 인식력과 시민의 민주적 자질, 이 두 가지 결함으로 그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수준도 안 되는 것이!'


수준도 안 되는 것에는 같은 수준이 따라붙는 모양이다. 그의 비방문에 같은 수준의 비방문이 달렸다.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정말 성남이 동네 역사가 얼마 안 되다 보니 별 양아치 같은 인간들이 설치고 있네요. 안타깝습니다. 이런 인간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마이신'님이 좀 더 활약해 주시길 기대합니다."('정말 공감합니다', 김태진, 4월 5일) 


성남피플뉴스의 편집장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시장선거 당시 개그맨 김종국의 '개그'를 '여성비하 발언'으로 '왜곡보도'한 성남투데이의 그 김태진 말이다. 이 왜곡보도로 토론에서 상대후보에게 "여성단체 시위로 뒷문으로 들어왔다"는 이재명의 '개그'가 터져 나와 사람들이 배꼽 잡았다. 김종국 개그가 가짜인 반면 이재명 개그는 '진짜'였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철인왕 사상은 자주 오해받는다. 대철학자가 정치와 철학의 차이를 몰라서? "나보다 못한 것들이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가 실제 이유였다. 인식의 문제가 아닌 한, 누구도 남을 함부로 대할 권리는 없다. 나에게 남이란 신도 어찌할 수 없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예외가 없다. 비방을 일삼는 자들에게 이런 대꾸가 가능하다.


'수준도 안 되는 것들이!'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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