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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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2.05.24 15:46 |

이석기, 이정희, 김미희 등 주사파의 특성은 흔한 말로 영어한다는 데 있다. 가령 기아, 인권, 핵, 권력세습 등 이북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돌려막기로 일관한다. 왜?

 

사과를 가리키며 "이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치자. "사과"라고 답했다 치자. 이 물음과 답변은 '인식'에 관한 것이다. 더 이상 논란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이 물음에 가령 이런 답변이 나왔다고 치자. "왜 하필이면 사과를? 딸기, 토마토, 자두 등 다른 과일도 있는데!" 이 답변은 영어다. 물음을 '사상'으로 왜곡시킨 것이다.

 

답변하는 측에서 인식의 문제를 사상의 문제로 바꿔치기하는 것은 인식의 문제를 인식의 문제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서 사상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사파는 이 사상을 절대 노출시키지 않는다는데 있다. 때문에 오히려 주사파는 국민들로 하여금 의문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대체 주사파는 어떤 자들이야?"

 

이처럼 자업자득임에도 불구하고 주사파는 오히려 "사상을 검증하려 한다", "사상의 자유" 운운한다. 역시 영어다. 질문의 레벨인 인식조차 사상의 레벨로 오인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오류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 주사파다. 진중권이 이들이 절대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한 이유다. 이들이 숨기고 있는 사상을 포기하지 않는 한.

 

동시에 이 두 가지 오류가 주사파로 하여금 스스로를 '해체'시키는 동력이다. 바꿔 말해서 이들이 해체될 수밖에 없는 것은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그들의 사상 그 자체로부터다.

 

누군가 인용에 관한 나의 글(<나의 생각? 남의 생각?>)에 대해 뒷구멍으로 이렇게 말했다. "공자의 술이부작(述而不作)을 아는지 의문이다. 남의 것 인용하는 것은 도둑질이다."

 

그는 나의 글을 사상으로 오독한다. "인용은 도둑질"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상의 근거는 아이러니하게도 "도둑질"이라는 인용이다. "공자의 술이부작"이 그것이다.

 

저 자신이 인용을 하면서 또 그 인용에 기대어 인용에 관한 나의 글을 비방하는 것은 볼 것도 없이 모순이다. 스스로 이른바 '자기지시의 패러독스'라는 덫에 걸리고 만 것이다.

 

자신은 뭔가 주장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스스로 '해체'당한 것이다. 주사파와 똑같은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철학에선 이런 정신적 질병을 '독아론(獨我論)'이라고 부른다.

 

인용한 공자의 술이부작이란 무엇인가? 창작하지 말라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보고 본 그대로 쓰라는 것이다. 인식의 문제를 사상의 문제로 바꿔치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말을 꾸미고 돌려막는 것, 그가 뒷구멍으로 말하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것이 말로 그치는 한 그저 그의 정신적 건강이나 깊이 우려해주면 되는 일이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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