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규칙들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2.29 09:08 |

통합진보당 예비후보 윤원석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위례신도시 분양아파트사업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규탄했다. 그는 위례신도시 분양아파트사업이 의회에서 부결처리된 것은 의회민주주의라는 제도적 현실을 통한 결정이라는 사실을 보려하지 않는다.

 

설령 백보를 양보해 그처럼 당파적으로 사태를 읽는다 해도 그는 그 결정이 두 번 부결이라는 반복을 통해 강화된 현실이라는 사실을 보려하지 않는다. 그의 말은 현실 속의 제도적, 정치적인 힘과 겉돈다. 그의 말은 단지 어떤 습관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성남투데이 편집국장 김낙중은 28일 '뭐 대주고 뺨 맞는 격’이라는 가십기사를 썼다. 뭐 대준 것은 이재명 시장이라고 썼다. 그런데 뺨 맞은 것은 소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이라고 썼다. 뭐 대준 자와 뺨 맞은 자가 어긋난다.

 

뭐 대준 것은 이 시장의 의료원 설립운영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 철회와 이덕수 시의원에 대한 고발 철회를 말한다. 뺨 맞는 것은 위례신도시 분양아파트사업 및 정자동 부지 매각안 부결, 의료원 설립공사비 삭감, 정종삼 의원 고발 결의안 통과 등을 말한다.

 

이런 혼동이 일어나는 것은 그가 서로 다른 실체인 시와 시의회, 의회 내 다수당과 소수당의 구별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분되는 두 실체의 상위, 하위의 차원을 구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단지 어떤 고정된 관념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이런 습관이나 관념은 이들에게서 사고의 규칙인 듯하다. 사고의 규칙에는 책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성남투데이에 마이신을 연재하고 있는 이삼경은 거의 줄곧 책에서 시작한다. 그는 책에서 시작해 주어진 모든 사태를 바라본다.

 

비트겐슈타인은 '한 낱말의 적용이 언제 어디서나 규칙들에 의해서 경계 지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 낱말의 의미는 그것의 언어에서의 사용'이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것은 기사나 책 뿐 아니라 모든 담론이나 세론에도 들어맞을 것 같다.

 

기사나 책, 담론이나 세론에 그 자체로서의 완결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 구체적인 사용에서의 의미를 따져볼 필요를 느낀다. 지적인 실천에서 의무일 것이다. 이런 책임의식에서는 습관이나 관념, 책과 같은 사고의 규칙에서 시작하는 말이 허술하게 보인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Copyrights © 2006 www.sntimes.kr All Rights Reserved
공감 비공감
twitter facebook kakaotalk kakaostory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