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이재선  
사적인 문제인가, 공적인 문제인가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6.24 15:06 |

언젠가 동생시장 이재명은 시장선거에 앞서 자신 삶의 내력을 밝히는 글에서 시장형님 이재선에 대해서 "내가 대학 4학년 때 사법시험에 떨어지고 재수를 할 때는 형님이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밝힌 적이 있다. 얼마나 좋은 시장형님인가.

 

반대로 지금 이재선은 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재명에 대해서 "성남시장이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는 음모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의원님들 도와주세요"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녹취, 문자메시지 제시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 막내동생이라는 이재문이 2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끼어들었다. 이재명을 옹호하고 이재선을 깎아내리는 내용인데 이재선의 정신병 증세, 패륜행위를 폭로하고 있다. 그는 "가족 간의 아픈 사연이 정치적 싸움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이전투구라는 느낌이다. 이재문의 말대로 한 일가의 가족 간의 아픈 사연이라 누구도 개입할 일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아픈 또는 행복한 사연을 가진 가족 속에 놓여 있고 그러한 가족이란 인간이란 종이 마지막까지 지탱하게 될 유일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재선의 행각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점도 참고될 수 있다. 앞은 그간 동생시장을 비판해온 그의 행적으로 볼 때 자신에게 주어진 사태를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나갈 만하다는 것이다. 뒤는 의원들이라는 남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순이다.

 

필자도 이재선으로부터 비슷한 일을 겪었다. 자신의 블로그에 필자의 글을 게시한다거나  숫하게 전화를 걸어 필자의 인식력에 공감을 표하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일방적인 폭언과 욕설로 스스로 끝을 맺었다. 외계에 자기를 투사하는 기질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이재선의 앞뒤 맞지 않는 행각이 동생시장에게만 그런 것이 아닌 사례다. 이것은 수도권타임즈 기사들에 그가 쓴 댓글에서도 나타난 적이 있었다. 독자들이 명민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논리적 이성이 어느 순간 자기 통제력을 상실한 사태를 목격한 것이 그것이다.

 

그렇다고 이재문이 주장하는 것처럼 또는 이재선이 폭로한 녹취 및 문자메시지에서 짐작해볼 수 있는 것처럼 그를 정신병 운운하는 상황으로 몰아가기는 어렵다. 의회 게시판에 올린 그의 호소, 필자나 독자가 겪은 경험들이 놓인 문맥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문맥에서는 의학적 판단의 권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가족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가족 내에서 해결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 점에서 이재선도 이재문도 글러먹었다. 이들은 가족문제에 저지 또는 해결의 향방에서 사회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재명을 둘러싼 가족문제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공적인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는 점도 읽을 수 있다. 가령 의회 게시판에 올린 그의 호소는 성남시장이 이재선을 정신병으로 몰아가기 위해 공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만든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또 녹취에 나타난, 이재명의 태도는 충격 그 자체다. 이런 공인도 있는가라는 의문이다. 깨질 대로 깨진 형제관계로 이해되지만 그의 욕설과 말들은 한 인격의 완전한 부정이다. 과거에 그가 그린 형에 관한 것과 전혀 다르다.

 

가족문제, 즉 사적인 문제와 공적인 문제가 뒤섞여 있다고 해서 사태를 방치하는 것은 사실상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사적인 측면과 공적인 측면을 가려내 문제를 문제답게 포착할 필요가 있다. 침묵하는 지역의 공론장에 던지는 물음이기도 하다.

 

'우리는 언어와 싸운다. 우리는 언어와 교전 중에 있다.'(비트겐슈타인)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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