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장대훈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6.19 23:33 |

사람은 밑구멍으로만 배설하는 것이 아니다. 윗구멍으로도 배설한다. 앞의 배설은 생리적이며 뒤의 배설은 정서적이다. 사람이 사람인 이상 정서적인 배설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생리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자제력이나 또는 반대로 표현력에 따라 그 사람의 품격 정도를 충분히 헤아려볼 수 있다.

 

정서적인 배설과 인격의 상관관계는 공론장에서 문제가 된다. 즉 '배설의 정치'가 문제가 된다. 배설의 정치는 정확히 '생산의 정치'에 대립한다. 이런 의미에서 군사독재 시절도 아닌 제도화된 민주화 시대에 배설의 정치가 횡횡하게 되면 사회가 좌로든 우로든 데마고기(demagogy)를 도구 삼는 파시즘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능하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최근 성남시장 이재명은 트위터를 통해 "<서울신문 묵언수행 중?>'이재명 시장이 후보단일화 대가로 청소업체 특혜 준 증거녹취파일 있다'고 연일 대서특필. 파일 공개 요구엔 지금도 꿀먹은…. 녹취파일조작 인정하고 허위보도 사과하길….(정도언론 위해 RT 부탁)"이란 글을 남겼다. 통상적인 용례를 벗어나 '묵언수행'을 예외적으로 쓴 경우다.

 

그렇게 주제어로 사용되었다는 의미에서 그의 담론은 배설의 정치에 속한다. 그의 글은 분열과 배제, 불임을 조장하는 용례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김부선스캔들 당시 맹활약을 했던 '주먹이운다' 등 팔로우들의 리트윗이 잇따랐다. 전에도 트위터에 "헛소리하는 언론"이라는 글을 남긴 그는 이미 서울신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이와는 달리 성남시의회 의장 장대훈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자제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보여준다. "상종을 못할 XX 같은 인간들이 선출직에 있는 것을 보면서 선출직으로서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일들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런 XX 같은 행태를 보면서 공천한 자들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남투데이의 김낙중 기자는 '선출직'을 장대훈 의장과 같은 당인 새누리당의 일부 시의원들로 한정해 해석했다. 그러나 이렇게 볼 근거는 그의 글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는다. 멍청함과 악의, 둘 중 하나이거나 다다. 장대훈 의장의 담론은 정서적 배설을 긍정함과 동시에 부정하는 '이율배반(antinomy)'의 사례를 보여준다. 남 다른 능력이다.

 

이런 경우를 두고 전에 베네치아시장 마시모 카차리의 말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억견(doxa)이 절대적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고 간주하는 차원 사이에서 친연성을 발견하고 반대로 불가분의 관계로 묶여 있다고 간주하는 차원 사이에서 구별을 도입한다. 이것은 억견의 흐름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장대훈 의장이 보여준 것이다.

 

주어진 사태에 대한 응답에서 두 사람 사이에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이재명 시장은 말은 현학적이나 배설의 정치에 불과하다. 할 말도 못하고 할 말도 없는 것이다. 장대훈 의장은 정서적 배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배설의 정치로 전락되지 않고 오히려 할 말을 한다. 단순한 말의 차이가 아닐 것이다. 차이의 기초에는 이런 것이 있을 것이다.

 

'마음속에 내재된 권력제어장치.'(전 주한미대사 제임스 레이니) /마인황 칼럼니스트

Copyrights © 2006 www.sntimes.kr All Rights Reserved
공감 비공감
twitter facebook kakaotalk kakaostory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