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웃는다  
장대훈 의장의 '천금의 한 마디'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1.07 06:58 |

원숭이가 사람을 웃긴다.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원숭이의 행동이 사람과 비슷할 뿐 실은 가짜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숭이는 웃기는 소재일 뿐이다. 그것을 소재삼아 웃는 것은 사람이다. 웃음은 인간의 고유한 행위인 것이다. 실제로 동물은 웃지 않는다. 인간만이 웃는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동물은 자연과 밀착되어 있지만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물은 자연과 밀착되어 '관계'라는 것 자체가 없지만 인간은 자연과 분리되어 그 분리를 만회하기 위한 관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인간은 자연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를 흔히 '사회'라고 한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인간은 사회적 존재다. 동물이 관계가 없다는 것 또는 동물이 자연과 분리되지 않았다는 것은 동물에게는 사회가 없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다. 역으로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은 인간은 사회를 통해서만 자연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의 존재는 동물과 인간을 가르는 결정적 척도다.

 

사회에는 동물에 없는 고유한 징표들이 있다. '웃음', '언어'가 그런 것이다. 원숭이 같은 짓을 하는 자가 웃긴다고 할 때, 그 웃음은 사회적 징표다. 때문에 우리는 웃음을 자아내는 어떤 행위를 한 자를 보고 누군가가 웃을 때, 그것을 단지 그만의 웃음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거기에서 '사회가 웃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웃는다. 그 웃음이 모욕을 주기 위한 경우가 있다. 소재적 행위가 사회로부터 일탈된 행위인 경우다. '사회적 모욕을 주는 웃음'은 사회로부터 일탈된 행위를 한 자에 대한 징벌이다. 그 징벌은 그의 사회적 배제상태를 확인한다. 뿐만 아니라 다시 한 번 사회적 배제를 가한다. 이 점에서 사회적 모욕을 주는 웃음은 '사회적인 이중배제'다.

 

사회적 모욕으로서의 웃음을 6일 있었던 장대훈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발견한다. 이재명 시장을 두고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 말이 그것이다. 왜일까? 첫째, 생각으로 나온 것이 아닌 탓이다. 그는 '느낌'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지 않는가. 둘째,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언어로서 모욕하고 모욕의 언어를 통해 웃기 때문이다. 그가 말한 것의 의미는 '동정'이 아닌가.

 

그 동정이란 의미의 뉘앙스를 우리가 느끼는 한, 이재명 시장의 백 마디 천 마디의 의회 비난은 일거에 붕괴되고 만다. 이런 의미에서 장 의장의 한 마디는 그에게 복수의 부메랑으로 되돌아간 사회적 모욕이고 웃음이다. 그는 왜 이런 사회적으로 모욕받는 웃음거리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시장 자질'에 관한 것일까? '인성'에 관한 것일까?

 

사회가 모욕한다. 사회가 웃는다. 확실히 우리는 그것을 느낀다. 장 의장의 한 마디로부터. 그것을 느낄 때 동시에 우리의 우월함도 느낀다. 우월한 자만이 모욕할 수 있고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시다 슈(岸田秀)는 '환상의 붕괴로부터 웃음이 나온다'고 말한다. 그 때 우월해지는 것이다. 장 의장의 한 마디에는 천금이 실려 있다. 확실히 우리는 그것을 느낀다.

 

글이 너무 무거웠나? 허허허허!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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