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옥같은 댓글들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2.23 18:38 |

인간은 사회적 존재다. 다른 사람 없이 살 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의 근본조건은 언어에 있다. 언어 없이는 다른 사람과 교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꾸를 부르지 않는 어떤 언어도 언어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혼자서 중얼거리는 사적 언어란 있을 수 없다.

 

작가의 작품 생산과 독자의 작품 소비는 명확히 분리된 두 과정이다. 독자의 작품 소비과정이 없다면 그 어떤 작품도 작품일 수 없다. 흔히 사람들이 상정하는 상품은 상품이 아니다. 단지 물건일 뿐이다. 돈과 교환되지 않으면 상품이긴커녕 폐기되고 말기 때문이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이런 이유들은 댓글의 정당성을 말해준다. 댓글을 봉쇄하는 언론이 언론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명제를 강요하는 이재명 시장에 기대는 다수 지역언론들이 그렇다. 봉쇄하지 않았어도 댓글에 대꾸하지 않는 언론도 언론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자의 댓글에 대꾸하지 않는 지역언론들에는 공중화장실의 낙서 같은 것이 범람한다. 공론장인 언론장을 개인화장실로 착각하는 저질스런 독자의 탓도 있지만 주된 이유는 언론이 독자의 댓글을 독자의 소비이자 생산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방치해버렸기 때문이다.

 

악플이 선플을 구축하는 부정적 사태를 해소하려면 댓글에 대한 언론의 적극적인 대꾸가  있어야 한다. 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주옥같은 댓글'이 말하려는 것을 언론의 재생산에 적극 반영하는 것이다. 선플이 악플을 구축하는 긍정적 사태의 초래는 필연적이다.

 

수도권타임즈가 시와 의회의 분쟁에서 의회 압박용인 시의 사전 집회신고 요청을 거절한 새마을회 회장의 발언을 인용, "지자체장이 독재자처럼 행동한다"고 보도했다. '책읽기'라는 독자는 댓글로 대꾸했다. "인권변호사라고 하는 사람이 맞나. 어이가 없다."

 

의회가 토론과 다수결을 거쳐 부결시킨 위례지구 아파트분양사업을 새누리당 신상진 국회의원이 근거도 없이 뒤집어달라고 주장하자 수도권타임즈가 '실언'이라고 보도했다. '미쳤구먼'이라는 독자는 이렇게 대꾸했다. "얼마나 안다고 헛소리. 웃기는 국회의원."

 

분당갑 민주통합당 황규식 예비후보가 무턱대고 이재명 시장 편들기에 나서자 수도권타임즈는 '엉터리 황규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비어찬가'가 이렇게 대꾸했다. "이것도 따라 불러!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 이재명 하면 김부선, 김부선 하면 이재명~."

 

주옥같은 댓글들이다. 촌철살인이기 때문이다. 언론이 더 치열하게 써야 한다는 자각을 불러일으킨다. 원래 이런 필살기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농이 왜 농인지 설명하면 더 이상 농일 수 없듯이 필살기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빼어난 독자는 언론의 행복이다.

 

주옥같은 댓글들, 거기엔 사회의 감시개인 언론을 채찍질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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