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지방선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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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2.01.19 12:23 |

총선을 앞둔 성남의 선거판은 한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의회 지망생들이 거의 야당인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그야말로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으로 의회 지망생들이 몰리는 것은 이들이 지녔을 것으로 보이는 어떤 소명감만으로 설명되기 힘들다.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 소수보다 다수에 기대는 것이 세상풍토이기 때문이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차고 넘치는 이 기현상은 어떤 모습으로 전화될까? 궁금하다. 다른 지방에서 이미 드러난 한 가지를 한 지방언론에서 발견한다. 어느 지방지 정치부장이 인용한 민주통합당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모 의원이 한 말이 그것이다. "사자가 토끼를 잡는데 허투루 하지 않는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올해 두 번(총선, 대선에서) 주어진 황금 같은 기회를 잡자."

 

이 정치부장은 '토끼가 되어버린 집권여당을 쫓는 사자(야당)'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는 '교만과 배부른 포만감'이라고 비판했다. 동의할 만하다. 다른 지방에선 어느 새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토끼를 모는 사자의 모습'으로 비쳐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두 번 주어진 황금 같은 기회를 잡자'는 말도 주목해 볼 수 있다.

 

두 번의 황금 같은 기회(?)를 다 잡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선거 결과들에서 보듯이 행정부와 의회를 지배하는 정당이 서로 다른 '분점(分占)정부'가 자주 나타났던 것이다. 이유는 '대통령제 자체' 때문이다. 흔해빠진 '정권심판론', '정권안정론' 같은 당파적 주장에 있지 않다. 유권자들은 한 쪽으로만 기울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 점에서 돌이켜보면 분점을 이유로 "못 해먹겠다"는 노무현의 말은 골계에 지나지 않다. 그에게 돌아온 것은 결국 '탄핵'이 아니었던가. 이 탄핵은 행정부의 원리인 '일반의지'와 의회의 원리인 '공개토론에 의한 합의 및 다수결에 의한 결정'의 대립, 그것이 전혀 이질적인 사고와 태도라는 것을 한국정치에 처음으로 극명하게 보여준 것에 다름 아니다.

 

황금 같은 두 번의 기회를 다 잡겠다는 것은 '오만'에 지나지 않다. 오만은 부릴만할 때 부릴 수 있는 것이다. 직시해보자. 두 번이든 한 번이든 황금 같은 기회를 잡는 것은 오로지 '야권연대'에 의해서다. 그러나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두 개의 관문이 앞에 버티고 있다. 야권연대의 정당성과 그 방법론을 마련해 유권자들에게 동의를 얻는 것이 그것이다.

 

첫째 관문에서 야당은 야권연대 정당성의 추상적 근거와 동시에 구체적 근거를 요구받는다. 이념적인 논리적 근거와 동시에 그간 야권연대를 통한 성취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나타났는지에 대한 검증이 그것이다. 둘째 관문에서 야당은 야권연대 방법론을 둘러싼 원칙과 실행프로그램을 요구받는다. 두 관문 모두 유권자들의 비판과 동의를 거치게 될 것이다.

 

첫째 관문에서 아직까지 야권연대 정당성의 논리적, 현실적 근거는 어디에서도 발견되고 있지 않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둘째 관문에서 야권연대 방법론은 설왕설래다.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통합진보당), 국민경선제(민주통합당), 광역단위 협상론(한명숙), 선거를 목표한 가설정당론(문성근) 등 분분하다. 요컨대 야당은 '첩첩산중'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성남의 야당 의회 지망생들은 참으로 한가하다. '개인플레이' 뿐이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확인되는 것은 '사적인 권력욕'일 뿐이다. 또 총선을 지역문제나 따지는 '지방선거'로 착각하는 것 같다. 전부인양 내세우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기대의 일부일 뿐이다. 심지어 안에서 새고 밖으로 도는 시장(市長)에 기대는 저열한 모습까지 보인다.

 

우습다. 야권연대를 둘러싼 문제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그것조차 그것에 함께 하는 기대의 일부에 지나지 않다. 요구받는 과제들이 달리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대 수준도 낮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총선에 걸 맞는 정치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다. 자칫 부메랑이 날아들지 모른다. '도약'을 생각해볼 시점이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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