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비행장 소음 피해 주민에 보상금 지급」이라...  
서울공항으로 인한 피해·불편에 대한 실질적 대책 필요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22.02.09 17:45 |

성남시가 성남비행장(서울공항) 소음대책지역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피해보상금 지급 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보상에 관한 법률에 근거했다는 설명이다.

 

법 시행일인 20201127일부터 20211231일까지 소음대책지역인 수정구 시흥, 사송, 오야, 고등, 둔전, 신촌, 심곡, 복정동 일대에 주민등록 주소를 두고 실제 거주한 사실이 있는 주민이 대상이라고 한다.

 

소음 정도에 따라 1인당 월 3~6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550여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성남시는 추산하고 있다.

 

해당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일일 것이다.

주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성남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또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는 근원적인 아쉬움이 많다.

서울공항으로 인해 성남에는 득 보다는 실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공항은 기본적으로 성남 공군기지로 사용되고 있으며, 15특수임무비행단이 주둔하고 있다. 대통령의 해외방문 및 해외 국빈들의 방한 시에 자주 이용되기 때문에 민항기의 이착륙은 특수목적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상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의 대체공항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위키백과 참조)

 

서울공항의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항공분야 국방에 기여한다는 측면과 장병들의 대민지원 활동 정도로 생각된다.

 

반면 지역사회에 미치는 불편함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항공기 이착륙시 발생하는 소음피해가 상존한다. 군 당국도 소음발생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보상을 한다고는 하지만 근본적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사고발생시 인명과 재산상의 대형피해도 우려가 높다. 공항 주변에 주거지역이 자리잡고 있다보니 위험은 덮을 수 없다. 고도의 숙련된 파일롯이 조종한다고는 하지만, 불시착 사고 소식은 불안을 가중시킨다.

 

교통통제도 불편을 유발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지만, 요인 이동시 교통통제나 행사시 발생하는 교통량은 불편 그 자체이다.

 

재산권 행사도 제약을 받는다. 이른바 고도제한이라고 해서, 활주로 주변을 비행안전구역으로 분류해서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조치이다. 점차 완화는 되었으나, 서울공항으로 인한 고도제한은 엄연히 존재한다.

 

성남비행장 보다는 서울공항이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성남 지역의 정체성과도 거리가 있다.

 

이같은 문제점의 종합판은 서울공항에서 2년마다 열리는 에어쇼이다.

 

에어쇼 기간에 발생하는 소음은 평상시의 몇 배 수준이다. 굉음이 심할 때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며칠 사이에 비행량도 늘고, 고속비행과 저고도비행, 곡예비행 등 묘기를 부리다보니 사고위험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행사 관계자와 바이어, 관람객으로 인해 교통량도 늘어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통상 에어쇼는 1020일 전후에 개최되었는데, 11월 초중순에 치러지는 대입수능시험이 임박한 시점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사회에서 수능은 초중고 교육과정의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문에 수험생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과 친지 등 주변에서도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수능에서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막바지 공부에 열중하는 시기에 발생하는 굉음이 수험생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에어쇼는 첨단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명해 볼 수 있고, 첨단무기를 거래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이자. 국내 매니아들에게는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관심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국무총리가 명예대회장을 맡고,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장관이 명예 부대회장을 맡는 행사이다. 성남시는 버젓이 후원기관에 올라가 있다. 2021년 행사에는 대통령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같은 행사를 반대할 생각은 없다.

 

소음은 며칠 참으면 되고, 교통체증도 오래 가지는 않고, 사고는 나지 않으면 되고, 고도제한도 점차 완화가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남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수능 직전에 열리는 에어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이 분명한 수험생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니면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에어쇼 날짜를 수능 이후로 변경하는 것은 어떨까?

수능시기를 에어쇼 이전으로 앞당기는 것은 어떨까?

시가지와 떨어진 지방공항을 물색해서 에어쇼를 옮겨서 개최하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에어쇼 특별전형을 만들어 달라고 읍소하는 것은 어떨까?

성남 수험생에게는 몇 점 이라도 점수를 올려달라고 떼라도 써보는 것은 어떨까?

 

바램이 있다.

 

검색을 해보니 2023년 에어쇼는 이미 1017~22일로 예정되어 있다. 국제적인 행사이다 보니 2023년 에어쇼 시기나 장소를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그 다음 에어쇼는 시기나 장소 등을 결정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성남시는 소음피해 주민들에게 몇만원 지원받도록 주선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성남에서 정치하는 분들이 이런 일에도 앞장섰으면 하는 바램이다.

 

- 임건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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