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축제와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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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6.01.16 18:16 |
2008-03-17 07:24:00 기사입력 | 류수남 ysn7675@hanmail.net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듯이 탄천 축제에는 정체성이 없다. 그저 탄천은 장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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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우리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이 돈 다음으로 문화다. 문화는 일상의 일로부터 탈출을 의미하고 속박에서 벗어나 개인적인욕망을 쫒는 자유로운 영역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로든 문화를 접하고 향유한다는 것 그자체가 싱그러운 자유의 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질보다는 양을 택했던 지난날에는 문화라는 말은 교과서에서나 읽을 수 있는 말치장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 현상이다. 먹을거리는 양 보다는 질을 중요시한다. 또 여가선용도 각자의 취향과 관심에 따라 찾아 즐기고 있다. 먹을거리 문화나 여가를 즐기는 문화도 각양각색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역마다 계절에 관계없이 1년 내내 열리는 각종 지역문화행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겨울의 눈꽃축제, 봄의 철쭉과 진달래 축제, 가을의 국화, 여름의 바다축제 등 볼거리와 먹을거리 문화행사가 항상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또 강릉의 단오제나 안성의 유기축제, 성남의 탄천 행사 등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이 안고 있는 지명과 전설과 전통을 살려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지역축제들이 있다. 또 관객들의 흥미를 돋고, 즐기게 하는 문화행사도 많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성남에서 열린 국제 무용제나 거창의 국제 연극제 등은 지역연고나 전통과는 무관한 문화행사도 많이 열리고 있다. 이렇듯 지역의 문화행사는 지방자치제가 본격화되면서 자치단체들이 자기고장을 널리 알리고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경제 논리가 앞서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노리는 행사들도 있다. 

이런 돈의 논리를 앞세운 문화행사들은 얼마든지 접 할 수 있다. 그래서 경제논리를 전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 사실상 경제적 여유가 문화생활을 가능케 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문화가 주는 자유와 해방감, 만족감 등을 전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돈벌이가 멀어질수록 다중이 즐길 수 있는 대중문화가 정착되고 같이 나누는 즐거움도 커진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들이 많은 투자를 해서 외국 것들을 들여오는데 신경을 쓰기 전에 그 지방이나 지역만이 안고 있는 지역문화 행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개발하고 계승하고 발전시키는데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그렇다고 외국의 문화를 단절하거나 홀대 또는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역문화의 정체성이 무시가 되거나 혼동은 돼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각 자치단체가 지역에서 벌이는 문화행사들을 보면 그 지역의정서나 수준에 맞는 행사의 개발이나 보급보다는 다른 행사를 하면서 구색이나 말막음을 위해 한쪽모퉁이를 채우는 행사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좋은 예가 성남시가 8월 달에 여는 탄천축제라는 행사를 한다. 그런데 그 제목에는 탄천이라는 이 지역의 옛 이름이 들어갔다. 그러나 내용은 대부분이 외국 것이거나 아니면 격투기종목이 들어갔다. 그래서 마치 체육행사로 착각케 하고 있다. 또 비행기를 전시했다. 
 
이는 행사의 정체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는 스스로가 자기존엄성이나 정체성을 저버리는 것으로 마땅히 지양돼야한다. 이런 것이 지양되고 지역문화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먼저 그 지역이 품고 있는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고 또 그 연속선상에서 지역과 자신을 사랑하고 개발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지역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순수한 우리의 토종문화와 외국의 수입문화와의 갈등이나 차등을 없애야한다. 그리고 무시하거나 등한시하는 경향을 불식시키는데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러기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개발하고 계승하는데 역점을 둬야한다. 

지역에서의 문화행사는 우리의 역사성과 조상들의 숨결이 숨어있는 토종문화는 이대로 좋은 점이 많다. 그리고 수입문화는 또 그대로 의 장점이 있다. 이렇듯 각기의 문화들이 발전하고 특히 지역문화가 발전하려면 정체성이 있는 지역문화행사가 중시돼야한다. 

그 예로 성남문화재단은 몇 년 전 부터 막대한 예산을 들여 탄천이라는 이름을 붙여 행사를 한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듯이 탄천 행사에는 탄천의 의미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이는 지역을 모르고 애향심이 적은데서 나온 발상으로 예산낭비의 졸속행사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부터는 동방삭과 저승사자의 설화가 담기고 숯같이 검다는 검 내(川)의 탄천을 상징하는 숯 씻기 행사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봄직도 하다. 특히 탄천이 흐르는 분당은 인위적으로 만든 도시다. 그래서 탄천이 안고 있는 내력을 알고 있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이런 의미부여는 한강의 지류요 성남의 한강인 탄천을 알리고 살리는데 한몫을 할 것 같다. 

이렇듯 주민들이 참여하는 지역축제는 지역이 안고 있는 특성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또 축제시작을 알리는 북(鼓)침도 시장보다는 이 지역에 사는 나이 많은 어른이 알림 북을 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시장이나 의장은 지역의 어른은 아니다. 다만 주민들의 대표 일 뿐이다. 

그리고 훗날 그 직에서 물러나면 이 지역의 원로요 어른이 된다. 이렇듯 주민들이 참여하는 지역축제는 지역의 찌든 땀 냄새가 풍겨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성남문화재단의 이종덕 대표는 명심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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