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대의 눈물 ... 9년 시장직의 아쉬움  
인간 신중대의 순수함에서 느끼는 권불십년의 소회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6.01.16 18:09 |
2007-10-29 17:28:00 기사입력 | 류수남 ysn7675@hanmail.net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했던가.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권력(權力)도 십년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향기(香氣)가 좋고 보기 좋은 꽃도 십일을 넘기는 꽃이 없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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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신중대 안양시장이 9년의 안양 시장직을 포함해 화려했던 32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신중대 시장은 지난 25일 안양시청 대회의실에서 1천여 공직자들이 모인 가운데 32년 공직생활을 접고 퇴임을 했다. 
 
신중대 시장은 퇴임사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눈을 팔지 않고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32년 공직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했다. 또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도 예사롭게 보지 않고 전국제일의 '살고 싶은 도시 안양'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안양시 재직 9년을 생애의 큰 보람으로 알고 살아가겠다고도 했다. 또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베풀어준 성원에 감사하며 가슴깊이 간직하겠다고도 했다. 
 
그리고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된 것에 대한용서(容恕)도 구했다. 그리고1,500여 공직자들을 포함해 65만 시민들 모두가 소망하는 일이 성취되고 가정에 평강(平康)이 잇기를 기원한다고도 했다. 
 
또 그동안에 신세를 진 사람들에 고마움을 표한다는 말로 32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퇴임인사를 끝냈다. 신중대 시장은 퇴임인사를 하는 동안 만감이 교차하는 탓인지 간간히 목이 메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감추느라 말을 잊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공직자들 중에는 신중대 시장의 퇴임에 대한 아쉬움과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그간의 행적을 생각해서인지 두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훔치는 공직자들도 많았다. 
 
퇴임식을 끝낸 신중대 시장은 그동안 긴장관계를 맺어오던 기자실에 들려 낮 익은 얼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덕담을 나누다 끝내는 목 메임과 눈물을 보였다. 
 
그동안 내색을 않고 대인의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인간신중대의 순수함일 것이다.
 
신중대 시장은 퇴임시장에게 남아있는 수하들로서는 마지막 예우(禮遇)이자 의전(儀典)절차인 정문까지의 도열인사도 사양했다. 
 
관행과 형식에 매여 금 쪽 같이 귀한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며 사양 했다. 이는 곧 자신이 대 시민 알림말로 내건『변해야 산 다』는 것을 몸소 실천해 그동안의 관행을 깬 대목이다. 
 
그런 그가 열정을 다해 일했던 안양시 청사를 뒤로하며 집을 향하는 발길은 천근만근(千斤萬斤)이나 되는 듯이 무겁게 보였다. 
 
그리고 오전까지만 해도 빳빳했던 허리는 휘어져 보였다. 또 중앙공원만큼이나 넓은 가슴과 어깨는 힘이 빠지고 좁아들어 보였다. 또 전신주만큼이나 큰 키는 갑자기 작아보였다. 신중대 씨는 퇴임사에서도 밝혔듯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시장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했다. 
 
그리고 평범한 시민 신중대로 돌아갔다. 필자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사자 같이 힘 있는 권력도, 잃고 나면 관속의 초라한 시신 같아 마치 불 꺼진 짚불과도 같은 권력의 무상함을 실감했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는 인산을 이루지만 죽은 권력 앞에는 물 빠진 바다같이 썰렁했다. 이렇듯 전직과 현직사이의 차이를 보는 순간이었다. 
 
전직의 고관보다는 말석의 현직이 힘을 보이는 현실이었다. 이는 사회가 각박해졌음을 말하는 것이다. 비단 이런 각박함이 지금만은 아닌 것 같다.
 
옛말에도 정승집개(犬)가 죽으면 밥을 먹다가도 달려가지만 정승(政丞)이 죽으면 먹던 밥상을 물리고 간다는 옛말이 있다. 이렇듯 권력을 바라보는 눈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임기를 못 채우고 떠나는 신중대 씨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누구보다도 할 말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별말이 없었다. 이런 신중대 씨의 시정은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그러나 그 가한 9년 시정은 안양 시정 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 그리고 신중대 라는 이름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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