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2.01 19:21 |

'유권자연대'라면 특정 정치인을 밀어주는 지지자조직은 아닐 것이다. 전자가 일종의 시민운동으로 볼 수 있다면 후자는 시민운동으로 보기 어렵다. 유권자연대라면 틀림없이 정치인들이 벌벌 떠는 시민운동일 것이다. 정치인에게 유권자보다 무서운 게 어디 있으랴.

 

'분당유권자연대'도 틀림없이 이런 시민운동일 것이다. 그러나 참 이상하다. 정작 벌벌 떨고 있어야 할 분당의 정치인들은 이런 시민운동이 있는지조차 전혀 알지 못한다. 물어보는 정치인마다 다들 '금시초문'이란다.

 

그런데 이들 정치인과는 달리 성남피플뉴스의 남언호 기자는 29일 분당유권자연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분당유권자연대는 분당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이뤄진 조직으로 선거 시 공정선거 캠페인 및 투표독려 운동을 해온 바 있다."

 

그런가. 그렇다면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해온 분당유권자연대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샅샅이 검색해도 이 조직이 해왔다는 일은 단 한 줄도 발견되지 않았다. 조직의 이름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분당의 정치인들에게 분당유권자연대를 아느냐고 물어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금시초문이라는 정치인들의 반응과 분당에서 유권자운동을 해왔다고 남 기자가 쓴 것은 어긋난다. 그럼 분당유권자연대는 남 기자에게만 보이는 유령조직인가?

 

유령의 온갖 재주에는 '오비이락'도 있을 법하다. 29일 남 기자가 이 조직이 27일 성명을 통해 교통상황과 재정상황을 고려해 분당~수서 도시고속화도로 지하화 공약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다음 날 이재명 시장이 백지화를 밝힌 것이 그것이다.

 

30일 연합뉴스의 김경태 기자는 이재명 시장의 ‘분당~수서 도시고속화도로 지하화 공약의 백지화’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분당유권자연대가 성명을 통해 교통상황과 재정상황을 고려해 지하화 공약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뉴스가 무엇인지 헷갈린다. '가짜사건', '가짜뉴스'의 위험성을 경고해온 부어스틴은 이런 말을 들려준다. "뉴스는 독자로 하여금 '세상에 이런 일이!'하고 말하게 하는 것이다. 뉴스란 '기자가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신문에 싣기로 선택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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