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심 캠페인'과 지역언론  
무겁고 차가운 뉴스를 보고싶다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2.17 11:45 |

15일 독자의 창에 '주둥이의 마술사'가 글을 썼다. 타이틀은 '시장은 착한 사람, 시의원은 나쁜 사람'.

 

지난 14일 오후 2시 성남시청 3층 산성누리에서 이재명 시장, 박정오 부시장, 최윤길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대표단 5명, 박문석 민주통합당 대표를 비롯한 대표단 3명이 처음 한자리에 마주 앉은 것을 두고 견해를 밝힌 글이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그는 우선 이 사건을 다룬 지역언론들의 헤드라인을 소개했다.

 

성남시, 시의회 친밀모드 진행 중(탄천뉴스)

市-義會...상생의 물꼬 텄다~(성남뉴스넷)

시장~양당 대표단 대화...물꼬 트나?(성남데일리)

성남시, 시의회와 상생의 물꼬 터(뉴스페어)

성남시, 시의회와 상생의 물꼬 터(스포츠성남)

 

이런 헤드라인은 성남시 윤학상 홍보담당관이 낸 보도자료를 '옮겨적기'한 것이다. 그 타이틀은 '성남시, 시의회와 상생의 물꼬 터'.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도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성남시-시의회 예산 갈등 해소 조짐(연합뉴스)

 

연합뉴스는 상생의 핵심 대상인 '시-시의회 예산 갈등'을 우선적으로 다루면서 홍보담당관이 낸 보도자료의 내용을 기사의 내용으로 취했기 때문이다.

 

보도자료는 기사의 중요한 원천이다. 단순한 '옮겨적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연합뉴스는 탁월하다. 지역언론은 이 탁월함을 '옮겨적기'하는 데 게을러서는 안 될 것이다.

 

그가 지역언론들의 헤드라인을 소개한 이유가 있다.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지역언론은 (한 번의) 만남으로 시장의 의회관이 바뀐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상생' 운운하고 있다. 낯짝도 두껍다. 만나지 않고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것보다 만나서 소통하는 것이 백번 옳은 일이다. 그렇다고 낑깡이 한라봉 되지 않는다."

 

그가 말한 이유 중에 '지역언론이 시장의 의회관이 바뀐 것처럼 쓰고 있다'는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옮겨적기'가 옳아서 '옮겨적기'가 아니라 옳든 그르든 '나발불기'로 보인다는 의미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지역언론들의 '나발불기'라는 의미를 고려한 것은 '낑깡이 한라봉 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만큼 이 시장은 그의 의회관이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바 있고 그것이 하루아침에 달라진다고 볼 바보는 없다는 합리적인 추론이다.

 

지역언론이 권력의 감시개라는 소임을 자각하고 있다면, 그의 합리적인 추론에 이의가 없다면 신중히 다뤘어야 했다. 최소한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태도 정도는 잃지 말아야 했다.

 

실제로 16일 노컷뉴스에 이런 것이 보도되었다.

 

이재명 성남시장 "못하게 하기 경쟁에 시정 차질 안타까워"

 

역시 이재명이다. 그는 13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많은 성남시의회에서 좋은 정책은 무조건 못하게 하고 보자는 식이어서 정책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이것을 '못하게 하기 경쟁'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 시장의 말은, '주둥이의 마술사'의 타이틀을 빌리자면 '시장은 착한 사람, 시의원은 나쁜 사람'이다.

 

13일까지 이렇게 말한 이 시장이 그 다음 날인 14일에 한 번 자리를 같이 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수 있을까? 천지개벽인가? 좋다. 천지개벽이 일어났다고 치자. 그렇다고 권력의 감시개인 언론마저 시 홍보담당관이 불러주는 대로 '옮겨적기'를 해야 할까?

 

무거운 뉴스를 보고 싶다. 차가운 뉴스를 보고 싶다. 가벼운 뉴스, 냄비 같은 뉴스는 틀림없 세상을 좀 먹는 벌레에 지나지 않는다고 언론학 교과서는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주둥이의 마술사는 글 말미에 '불조심 캠페인'을 제창한다.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 아는 그 캠페인.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자.'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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