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는 좋은 일에 치는 것이다. 예컨대 기쁨을 공유할 때 또는 동의를 구할 수 있을 때와 같은 경우다. 그런데 사람을 희롱하는데 박수를 친다면? 극히 찾아보기 힘든 경우이며 상식상 역겨운 것이다. 이 경우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위하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박수를 보았다. 이재명 시장이 시민들에게 유도한 박수가 그것이다.
누군가는 시민들에게 동의를 요청하는 박수였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시장 말이 맞으면 박수쳐주세요"라고 말해야 했다. 시의 당초 예산 요구를 거부한 것은 그 권한을 가진 시의원들이고 따라서 시장 입장에서는 그것에 반대되는 생각을 시민들에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자기의 주장에 대한 동의도 요청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말과 행동은 시민들에게 요청한 동의가 아니라 시의원들에 대한 희롱이다. 그로부터 "여기는 시장이 마이크 잡은 자리야! 당신들 여기서 당해봐!"라는 뉘앙스가 풍긴다. 그렇다면 그것은 시민들을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의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실제 그는 수정예산안 통과의 주체가 시의회였음에도 그것을 '한나라당 시의원들'로 좁혀 말했다.
그는 결과를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없다. 하다못해 자신과 시의회의 공동책임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조차 없다. 오히려 자기가 정의라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것을 남 탓으로 돌린다. 베버는 전자를 책임윤리로, 후자를 심정윤리로 구분했다. 후자가 결과를 되돌아보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임은 물론이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는 시민들을 그저 시의원들 희롱의 수단으로만 삼은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날 그는 '시민이 시정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행위는 딴판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입에 바른 '상투구'가 아닐 수 없다. 번듯한 말과 실제 행위의 괴리, 그로부터 눈여겨봐야 할 점이 아니겠는가. 이런 그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이 수단이야? 목적이야?'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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