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겨워!  
윤원석 지지로 표변한 이상락에게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3.19 09:58 |

젊은 날에 혁명에 뜻을 두고 과격한 운동을 하다가 몇 번 투옥도 된 뒤 끝내는 좌절하여 지금은 넝마주이가 되어 골목길을 누비는 사나이가 있었다. 이 사나이는 자기 모습을 자조하고 혐오했다. 그는 이런 태도인 것이다.


"넝마주의는 세인의 눈을 피하기 위한 가상일뿐이다. 나는 실은 혁명가란 말이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그러나 이 사나이가 과거는 무엇이든 간에 '현재 나는 혁명가'라는 그의 생각이야말로 가공의 관념일 뿐이다. 그는 현재 넝마주의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가 여전히 혁명을 믿으며 넝마주이 노릇을 일시 편법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는 자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그는 넝마주이로서도 실격이다. 그는 자신에 대해 본래 넝마주의가 아니라는 생각이어서, 어느 직업인이나 당연히 갖고 있는 자기 일에 대한 긍지와 성실성은 결여되어 있고 따라서 그가 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무책임하게 되고 엉터리가 된다.


더구나 그는 넝마주이로서도 실격인 주제에 다른 넝마주이들을 경멸하여 자기가 그들보다 한층 급이 높은 족속인 줄로 착각한다. 그런 착각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자조인 것이다. 또는 자기혐오인 것이다.


자기혐오는 쉽게 타인에 대한 혐오와 경멸로 전화되고 또 그것을 지탱하는 기반이 된다. 자기혐오는 내적 갈증의 상태로서 내적 긴장을 높인다. 그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혐오가 타인에게 투영되기에 이른다.(《ものぐさ精神分析》)


일본 지성사에서 독창적인 사상을 펼쳐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시다 슈(岸田 秀)가 말한 것이다. 과거 혁명가였던 어느 넝마주이에 대한 치밀한 정신분석이다. 소개하는 이유는 민주통합당 이상락 예비후보에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이상락의 과거는 혁명가 못지않은 삶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저명한 빈민운동가였기 때문이다. 이런 삶의 이력을 바탕으로 마침내 그는 지난 2004년 중원구에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삶의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는 학력위조사건으로 국민적 물의를 일으킨 이후 넝마주이와 다름없다. 실제로 그는 학력위조사건으로 낙마하고 감옥까지 갔으며 자신을 키워준 중원구 유권자와 국민들 앞에 봉사자의 길을 걷겠다는 대국민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공적 약속을 스스로 깨고 '빈민운동가의 초심' 운운하며 정치판에 되돌아왔다. 또 이번 총선에 출마해 다른 예비후보들, 지지자들과 동지로서 비민주적인 하향식 야권단일후보 결정에 맞서 싸우다가 통합진보당 윤원석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영락없이 그의 행보는 갈팡질팡이다. 총선 출마 이래 윤원석 지지로 돌아서기까지의 과정을 그의 이전 삶의 내력과 비교하면 그의 정신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것은 비민주적인 하향식 야권단일후보 결정에 맞서 싸운 동지들을 향한 혐오와 경멸로 요약된다.


그는 통합진보당 윤원석 지지성명에서 "더 이상 야권연대 협상결과와 관련한 당내 공천잡음과 권력투쟁은 없어야 한다"고 함부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볼 것도 없이 제 앉았던 자리에 침 뱉고 오줌 싸고 똥 싸는 비열한 짓이다.


동지들의 비민주적인 하향식 야권단일후보 결정에 맞선 싸움이 어찌 공천잡음, 권력투쟁으로 폄하될 수 있단 말인가? 그 싸움에 그 자신도 함께 했었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상락에게 묻자. 자신도 공천잡음이나 일으키고 권력투쟁이나 했다는 것인가?


다시 말해서 그의 표변은 자기부정이고 자기혐오다. 실제로 그의 통합진보당 윤원석 지지성명에는 그 공적인 싸움에 자신이 함께 했다는 사실이 단 한 줄도 없다. 그는 언론과 유권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했던 그 공적인 싸움을 고의로 삭제시킨 것이다.


그래서 그의 표변이 석연치가 않다. 대개 비열한 짓을 저지르게 되는 것은 어떤 '이익'을 얻을 정당한 수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체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에 김재갑 예비후보 측이 그의 표변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가 있다.


이상락의 자기혐오, 동지들에 대한 혐오와 경멸은 기시다 슈의 정신분석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것은 이 같은 정신상태를 가진 이상락에 대해 어떤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것은 정치적 지지성향이나 정치적 평가와는 전혀 상관없다.


8년 전 이상락 학력위조사건이 터져 나왔을 때 나는 민노당의 정치적 공격을 무릅쓰고 공개적으로 그의 상처를 보듬은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내 앞에서 흘린 그의 눈물 앞에 함께 아파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잘못 봤구나! 그는 한 마디면 족하다.


'역겨워(disgusting)!'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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