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당원, 유권자의 소외  
중원구 야권연대, 어떻게 볼까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2.25 16:06 |

4․11 총선을 앞두고 야당들이 야권연대를 필살기로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필살기인지는 정말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대표적인 야당인사들 중 그 누구의 말에서도 당원이나 유권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치'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적나라하게 말한다면 '선거용'이다. 가치가 전제되지 않는 야권연대라면 단지 선동의 수단일 뿐이다.

 

» 왼쪽부터 임예호, 이상락, 김재갑, 정형만 예비후보 순.   ⓒ수도권타임즈

선동이 먹혀들어 야당들이 국회 다수파를 차지하는 결과를 얻는다고 해도 국회는 '관료제국가에 대한 통제'를 통해 '시민의 부와 자유를 증진시키는 일'은 뒷전이 될 것이다. 오히려 국회는 이 나라에서 내놓아라 하는 '어중이떠중이들의 집합소'로 전락될 수 있다. 선동의 효과를 톡톡히 본 자들이 '행동하는 의회주의 원칙'을 저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야권연대에 대한 무책임한 비난이 아니다. 반대로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 표명도 아니다. 그런 교활한 완곡어법 따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있을 수 있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 한 마디 해둔다면 이 같은 우려가 나오게 된 것도 과거 한나라당에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은 한 마디로 '정치적 무능력'이다. 그래서 당명 변경, 25% 룰과 같은 쇄신작업 중이다.

 

그러나 과거 한나라당이 정치적으로 무능력했다고 해서 그것이 야당들이 야권연대로 응대해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전자와 후자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다. 무능력을 대체할 책임은 능력에 있지 능력과 무관한 야권연대에 있지 않다. 양자의 차이는 질과 양의 차이다. 야권연대에선 '약한 놈들이 수를 불려 센 놈과 붙자'는 논리 이상이 없기 때문이다.

 

능력은 가치에서 시작한다. 집권당과 다른 합리적인 가치를 제시하고 그 가치로부터 정치제도 개혁을 비롯한 각종 제도개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서 능력은 가시화된다. 예컨대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이 이합집산하는 행태는 근본적으로 정치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이 지겨운 반복은 '권력의 고정화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탓이다.

 

야권연대에 가치도 개혁도 보이지 않는다. 눈에 띄는 것은 오직 '야권연대는 공천보다 우선'이라는 선동과 '30석(민주통합당 양보의석)+알파' 대 '10석+알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지분 나눠먹기' 게임이다. 성남 중권구가 거기에 포함되어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통합진보당은 민주통합당에 중원구 야권단일후보 양보를 요구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첫째, 중원구는 '낙선의 달인' 정형주가 있었다. 통합진보당의 전신이라 해야 할 민주노동당의 후보가 당선된 적이 전혀 없다. 민주노동당은 언제나 제3당에 불과했다. 둘째,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은 한나라당보다 높다.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반대로 너무 낮다. 통합진보당은 야권단일후보 양보 요구는커녕 다른 내용의 지분 나눠먹기에도 벅차다.

 

셋째, '후보 검증'이 없다. 낙선의 달인 정형주를 윤원석이 대신해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의 행보는 '반의회주의적 성향', '편향적인 동네 이슈 취급'에 문제를 드러냈다. 이재명 친위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에게 엄격한 검증의 잣대를 들이대야 할 이유다. 선거는 그가 누구냐에 따라 사람을 뽑는 것이지 패거리를 선택하는 일이 아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통합진보당은 민주통합당의 이 같은 '지역구 공개'에 반발하고 있다. 반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야권연대 협상이 오히려 '밀실협상'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오죽하면 민주통합당 중원구의 예비후보들이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와 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들어갔겠는가.

 

중원구 사례는 '야권연대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런 것이 야권연대라면 야권연대는 연대이긴커녕 희대의 '정치야합'이다. 민주통합당의 중원구 예비후보들이 야권단일후보 양보 방식의 야권연대 철회 요구가 전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점에서 이들이 집단성명서를 통해 통합진보당에 던지는 물음은 들어둘 만하다.

 

"야권단일화 경선 없이 무조건 통합진보당에게 공천을 넘겨달라는 것인가? 통합진보당을 위해 민주통합당은 지역구 차원의 민주적인 후보 선출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 통합진보당이 중원지역구 위원장(후보?) 임명을 비민주적으로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함으로써 통합진보당의 통합주체였던 국민참여당 김시중 위원장의 탈당을 불러오지 않았는가?"

 

왜 야권연대의 허상을 지적하는가? 당원들, 유권자들의 소외 때문이다. 야권연대라는 선동 앞에서 당원과 유권자는 그것이 경선이든 야권단일후보 양보든 단지 '권유대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그런가? 권력을 둘러싼 투쟁에 나선 후보들에게 당원과 유권자는 단지 '동조자 획득'을 어떻게 방향지을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가?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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