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맞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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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6.01.16 19:40 |
2013-12-03 21:03:00 기사입력 | 류수남 ysn7675@hanmail.net     


[류수남 칼럼] 열대야현상(熱帶夜現象)으로 밤잠을 설쳤다며 푸념(?)하든 때가 엊그제였다. 그런데 얼마 전 부터는 조석(朝夕)으로는 춥다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제는 춥다며 몸을 움츠리고 다니는 초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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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세월이기는 장사(壯士)가 없다드니 찾아오는 계절(季節)은 막을 길이 없는 것 같다.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일 정도로 감쌌든 산야(山野)의 초목들은 힘없이 고개를 숙이며 형형색색(形形色色)의 옷으로 갈아입으며 뽐 내를 자랑하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그리고 길손들의 발길에 채이면서도 말없이 길섶을 지키던 이름 모를 야생초들도 힘없이 누워있다. 뿐만 아니다. 가을꽃의 대명사로 몸 관리를 해왔던 코스모스의 가냘픈 몸은 양지바른 언덕에 숨어 바람 따라 손짓만 이따금씩 하고 있다. 
 
어찌 그뿐인가? 열(熱) 받은 시멘트 길을 걷는 행인들에게 그늘을 선사했던 은행나무의 은행(銀杏)들도 하나, 둘씩 길바닥 위에 내려 않고 있다. 먹을 것이 풍부해 천고마비(天高馬肥)로 표현되는 오곡(五穀)과 백과(百果)가 영글고 있는 가을의중심에 서 있던 추석(秋夕)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온몸을 방한복으로 치장하고도 움츠리게 하는 겨울이 문턱을 넘고 있다. 
 
그래서 가을이 대접받았는지 모른다. 가을은 가난을 식구처럼 끼고 살았던 옛사람들이 기다렸던 계절이아니던가? 옛사람들은 오동잎 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온 것을 알았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제일 먼저 잎이지는 나무가 오동(梧桐)나무라고 한다. 
 
여윈 오동잎은 한 잎 두 잎 져 길 갓 에 나뒹굴고, 은행 알은 한 알 두알 떨어져 길가는 이들의 발길에 채 인다. 또 쟁반만한 가로수 잎들은 차바퀴에 깔려 부셔지는 것을 보니 겨울이 분명하다. 얼마 전에 타계(他界)한 최헌 이라는 가수는 가을을 알리는 노래를 불러 지난 70~80년대의 가요계를 장식했었다. 
 
/오동잎 한잎 두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그 어디서 들려오나/ /귀두라미우는소리/ /고요하게 흐르는 밤의 적막을/ 어이해서 너만은 싫다고 울어대나/ /그 마음 서러우면 가을바람 따라서/ 너의 마음 멀리멀리 띄워 보내 주려 무나/ 라는 가을 을 알리는 노래였다. 
 
이 노래를 불렀던 고인(故人)의 명복(冥福)을 빌면서 모든 지자체들에게 또 주문을 한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가을만 되면 비슷한 주문을 해왔다. 이런 주문에 몇몇 지자체로부터 전화를 받은 바가 있다. 그러나 주문을 들어주는지는 모른다. 전국 244개의 지자체들은 대부분도농(都農)간에 자매(姉妹)라는 이름으로 결연(結緣)을 맺고 있다. 
 
그래서 시민의 날 같은 큰 행사가 있으면 결연지의 먹거리와 농축산물을 팔고 살 수 있는 직거래 장터를 개설해 출향인 들과의 소통과 정(情)을 나누게 해주고 있다. 그래서 박수감이다. 
 
필자는 이런 행사에 하나 더 추가해보자는 것이다. 그 첫째가 수도권의 도시지역에서는 가을만 되면 은행나무를 포함한 각종 가로수 잎 처치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이런 가로수 잎을 소각하기보다는 결연지역인 농촌에 보내 퇴비로 사용케 해서 환경오염(環境汚染)과 소각비(燒却費)를 절감(切感)하자는 주문이다. 그리고 정지(整枝)된 가지는 농촌의 땔감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배먹고 이빨(齒)닦는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닐까? 
 
둘째로는 전국 지자체들은 지역을 상징하는 시(市)군(郡),구(區)화(花)와 시,군,구 목(木)들이 있다. 이런 시목(市木)이나 군목(郡木)들 중에는 생명력이강해 장수의 상징인 은행(銀杏)나무가 대부분이다. 이런 은행(銀杏)은 한약재로도 사용하는 귀한약재일 뿐만 아니라 벌거벗은 알몸으로 돈 많은 주객(酒客)들을 유혹하는 술집의 호객(豪客)꾼(?)이다. 
 
또 한때는 그 은행잎 또한 한국경제에 일조를 했던 귀한존재가 아니었나? 그리고 한여름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했던 해 빛 막이가 아니었나? 이런 은행나무 들이 여름이지나 가을만 되면 꺾기고 찌끼고 부러져 거리의 흉물이 되면 서 울고 서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뭇사람들로부터 발길질과 몽둥이로 얻어맞고 돌팔매질을 당하기가 일수이다. 
 
이런 은행나무들의 수난(受難)을 막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동(洞)과 통(統)반(班)별로 가로수 보호책임자를 둬서 관리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지자체 장들은 어떻게 생각을 하는 지 궁금하다. 관리는 새마을 회원들이나 자원봉사요원들의 협조가 어려우면 노인들의 일자리로 하면 어떨까 해서 올해도 주문해본다. 
 
그리고 은행(銀杏)은 구역별로 수확(收穫)하고 수확한 은행은 팔아서 지역이나 어려운 이웃에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한다. 지자체장들의 관심이 조금만 있다면 은행을 따느라 찌끼고 부러져 흉물(凶物)로 서있는 나무들은 우리주위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만의 나눔을 넘어 자연과 환경과의 나눔이 될 것이다. 
 
입으로만 떠드는 친환경 과 자연보호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명심했으면 한다. 그대들이 진정으로 지역을 사랑하고 발전을 원하고 가로수를 보호한다면 혈세를 드리는 사업보다는 작은 관심과 정성과 실천으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해 보길 바란다. 
 
지자체장들의 의지만 있다면 길가의 가로수나 은행나무들이 마음 놓고 우리주위에서 인간들과 더불어 살 수가 있다. 혈세쓰기를 좋아하는 지자체장들에게는 너무 무리 한 주문이었는지 모르겠다. 두고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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