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죽음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시민 '메스' 준비..전직 의장단 '의원 나뿐 놈들'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10.17 17:56 |

성남시의회 제6대 후반기 신임 최윤길 의장 호가 표류하고 있다. 폭풍을 만나 목적 없는 항해 속에 서로를 질시하며 죽음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성남시의회의 불행을 바라다보지 못한 시민단체들이 서명운동과 촛불대회를 열렸다. 노인단체 어르신들이 의회정상화를 촉구하는 항의방문도 있었다. 보훈단체, 아파트연합회, 주민자치협의회 등도 우려의 심정으로 의회를 찾았다. 특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다수의 시민들은 날카로운 메스를 준비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16일 성남시의정동우회 소속 전직 의장들인 손영태, 강부원, 염동준, 박용두, 김상현, 이수영 전 의장이 의회를 방문했다. 후배 의원들의 몰상식한 의회 운영을 질타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이들은 후배 의원들을 향해 "나뿐 놈들"이란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44명의 의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집안다툼을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전직 의장들은 "사과나 절차 등을 따지다 보면 시간 낭비다"며 "내일이라도 당장 의회를 정상화 하라"고 의회에 주문했다.

 


"의회 문제는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풀면 안 된다. 의장은 법적 하자가 없으면 지도력 발휘해야 한다. 모든 의원들은 전후 사정이 어떻든 간에 민주주의 절차와 원칙에 입각해 법적인 문제가 없으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수가 소수를 위해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제 그만 결과에 승복하고 시의회에 조속히 등원해 하루빨리 의회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전 의장은 "최윤길 의장 사퇴 문제는 이미 물 건너간 일이고 대국적인 견지에서 서로 한발씩 물러나 감정을 앞세우지 말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시의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서로 자기주장 만 앞세우면서 도토리 키 재기 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직 의장들이 어제 방문한데 이어 민주통합당 윤창근 대표의원이 1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직 의장들의 충고에 수긍한다는 반사작용이다.

 

윤 대표는 "전직 의장단 및 시민께 백배사죄하고 반성한다. 의회 정상화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 대표는 "시의회는 현재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의회와 집행부 간에, 여당과 야당 간에, 의장과 의원 간에 상대의 의견이나 이견이 존중받아야 한다. 신임 최윤길 의장도 사퇴할 각오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모든 정책 현안들은 시민 중심, 공익 중심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시의회의 정상화 필요성, 의원들의 자성, 임시회 개회의 당연성  등'을 설명했지만 '시의회의 파행에 따른 일련의 과정은 새누리당의 독선에서 비롯되었다'며  상대당을 몰아 세웠다.

 

시의회의 파행 책임이 다수석을 갖고 있는 새누리당이라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의 자리다툼, 등원 거부, 비정상적 의장 선출 등이라는 것.

 

한편 새누리당 이영희 대표의원은 지난 8일 기자 회견을 통해 "의회정상화를 원하지만, 우선으로 민주당은 남의 탓과 거짓으로 시민들께 호도하는 것을 중지하고, 현 의장의 사퇴권고와 의장선거 과정의 잘못과 의회파행의 책임을 시민들께 석고대죄(席藁待罪)하기를 요구한다" 밝혔었다.

 

이 대표가 밝힌 내용은 '민주당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원구성 협상에 임할 수 없으며,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그렇다면 민주당 윤 대표가 기자회견 통해 민주당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이상, 올해 남은 임시회 및 정례회는 열리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의장선거 당시 당론으로 박권종 의원을 의장 후보로 내정했지만, 새누리당 이탈표 및 민주당 당론에 의해 최윤길 의원이 당선됨'으로써 배반의식 및 무력감에 대한 반발이다.

 

이는 '상대당의 당론 존중이 무시됨으로써 정당정치의 의미가 깨졌다'는 인식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그릇된 의장 선거를 계기로 미래 의장 선거를 바르게 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

 

또한 새누리당은 '과반수가 안 되는 민주당이 187회 임시회 및 188회 임시회를 열었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24일간을 소진한 것'에 대한 괘심 및 불쾌가 작용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팽팽한 접전에 신임 최윤길 의장은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그는 "특정정당이 아닌 100만 시민만을 대변하는 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의장으로서 '할 도리를 다하고 책임과 의무를 끝까지 지겠다'는 의도다.

 

특히 최 의장은 '의회 파행 책임을 물어' 3개월채 의정비 및 회의수당을 반납하고 있다.

 

최 의장은 "성남시의회 양당 간의 충돌은 막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의원의 본분을 저버린 형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새누리당의 의회 등원 거부는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조속한 시일내에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6대 후반기 성남시의회는 그동안 3개월 동안 정례회 39일과 3번의 임시회를 아무런 소득없이 소진했다. 의장단 및 상임위원회 구성도 못했다. 남은 회기는 임시회 4일과 정례회 15일 뿐이다.

 

이 시간을 갖고는 산적한 문제를 물리적으로 풀 수 없는 상황이다. 각종 민생 현안과 조례심사, 행정사무 감사와 예산심의 등 산적한 현안 처리를 위해서는 임시회 회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다. 회기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조례를 개정해야 하고 경기도의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조속히 임시회가 요구된다. 그러나 임시회를 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만약 성남시의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초유 사태가 발생한다. 모든 안건 심의 의결은 정지될 것이며 2013년도 예산안이 심의되지 못해 준예산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써 성남시민은 혼란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다. /곽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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