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지방선거 앞두고 지역정가 후끈  
시장·시도의원 후보자 3백명 이상 중앙당 줄대기, 방송 유튜브 출연으로 얼굴알리기 주력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22.01.21 18:45 |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남 지역정가가 달아오르고 있다.

전국적인 관심은 39일 대선에 맞춰져 있지만, 물밑에서는 61일 지방선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을 비롯해 도의원 8명과 지역구 시의원 30명에 비례대표 시의원 4명 등 40명이 넘는 자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3개 정당에서 후보를 내고, 선거구별로 각 당에서 3명이 공천경쟁을 벌인다고 가정해보면, 3백명 이상이 움직이고 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가족을 비롯해, 선거를 핵심적으로 도울 주변인물 등을 추가하면 1천명 이상은 내년 지방선거와 직간접으로 관련이 되어 있는 셈이다.

 

보통 지방선거가 5월 말에서 6월 초에 실시되는 점을 감안해보면 출마예정자들에게는 연말연시가 대목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송년과 새해를 시작하는 신년을 맞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모임을 하고, 그러한 모임을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는 장사를 하는 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코로나로 인한 방역제한조치 강화로 모임 자체를 하지 않거나, 모임을 한다고 해도 인원과 시간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모든 정당이 대선에 올인하고 있는 점도 또다른 이유이다.

대선 보다 본인의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것은 해당행위로 간주한다는 방침을 내세우며 집안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속이 타들어가는 출마예정자들은 대선준비가 곧 내 선거준비라는 합리화로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시장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당의 국회의원 선거구별 조직책(정당에 따라 지역위원장, 당협위원장 등으로 호칭, 이하 위원장)들은 도의원과 시의원 조직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입당원서를 받아온 숫자로 능력을 평가한다. ‘쥐어짜듯’ ‘훑어낸입당원서는 발품의 산물이다.

 

각종 집회 출석률은 물론이고 인원 동원력도 주요 평가항목이다.

성남시의료원이나 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1공단, 개발 및 인허가 비리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대장동 등지에 각 당의 대선후보가 방문하게 되면, 대개 동원령이 떨어진다. 인원이 많을수록, 반응이 좋아 보일수록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코로나로 강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예전에는 당원교육 규모도 위원장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였다.

 

일부 위원장은 현역 도의원과 시의원 외에 출마 희망자들을 이 대열에 끌어들인다. 충성 경쟁을 유발하는 것이다.

 

개인기도 동원된다.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으로 시장출마를 준비하는 위원장은 중앙정치권 인맥을 동원하기도 한다. 당내외 유력인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뻔질나게얼굴을 비춘다.

 

당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유력인사 주변 인물의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도 빼놓지 않는 코스다. 출판기념회는 고마운 마음으로 참석한다는 전언이다. 줄을 대기에 가성비가 좋다고 한다.

 

미디어도 좋은 수단이다.

방송출연, 언론 인터뷰, 보도자료 배포가 늘어난다. 유튜브 출연에도 공을 들인다. 구독자 수가 영향력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활동도 늘어난다.(사실상은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내는 경우도 있다.

몇차례 출마 경력이 있는 한 지역 인사는 최근 여당 대통령 후보와 관련된 책을 냈는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다.

 

시도의원 출마 희망자들도 속이 타들어간다.

 

한 선거구 내에서 주민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에서 현역 의원과 도전자 간의 경쟁은 불가피 해진다. 이 과정에서 감정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동() 관련 조직이나 관변단체 회원, 동네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등은 주요 공략 대상이다. 평가가 좋고 활동적인 단체의 장은 존중과 동시에 경계 대상이 되기도 한다.

 

상인들과도 접점 폭을 넓혀 나간다. 한번에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모임이나 단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언제든지 찾아가면 만남이 가능한 점포방문은 공을 들인 횟수에 비례해서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서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상권별 상인회 조직이 접촉대상 1순위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한다.

상인회장도 각자 정치성향이 있고, 회원들에게 특정인 지지를 강요할 수 없기는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출마예정자들은 상인회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친목모임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랜 기간 인간적 관계를 이어온 만큼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안면상 대놓고 외면하지 못하는 정서도 한 몫 한다.

 

시장 출마 희망자들이 중앙당을 기웃거리고, 중앙의 유력자들에게 줄을 대는 것처럼 시도의원 출마 희망자들도 위원장과 도당의 기류에 민감해진다. 공천 때문이다.

 

공천과 당선은 별개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공천 여부에 따라 선거운동의 난이도가 달라지는 구조이다 보니 목을 맬 수밖에 없다.

 

공천은 정당에서 하지만, 당이 위원장의 의견을 중시하기 때문에 위원장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게 된다. 충성을 다하기도 한다.

 

위원장이 공천을 앞두고 교체되면 낭패를 보기도 한다.

흔치 않지만 위원장이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는 경우이다. 새로운 조직책을 임명하지만, 예전 위원장에게 모든 것을 맞춰온 출마희망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한다. 신임 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예상치 못한 인물이 공천을 받기도 한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오고 있다.

코로나와 한파가 세상을 얼어붙게 하고 있지만, 지역정가는 다른 세상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 임건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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