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란 무용제 有感  
2012-11-24 16:59:00 기사입력 | 류수남 ysn7675@hanmail.net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6.01.16 19:22 |
제자(弟子)는 스승의 그림자라 했던가? 제자들이 활동하는 행보(行步)가 크면 클수록 스승의 그림자는 큰 것이라 했다. 그래서 스승은 훌륭한 제자(弟子)를 길러내려 하고, 또 제자는 훌륭한 스승을 따르는 것이다. 예로부터 스승과 제자는 천륜(天倫)만큼이나 예(禮)를 갖춰 모시는 사이다. 그래서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고서(古書)에서나 읽을 수 있는 고문(古文)이 됐지만 말이다. 학생이 선생에게 욕하고 덤비며 심지어는 폭력까지 행하는 현실에서는 때 묻은 낡은 이야길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스승의 가르침을 스스로 실천하는 제자들이 있어 지역예술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성남의 화두는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하게 배운 훌륭한 제자들의 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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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예술문화(藝術文化)의 불모지(不毛地)였던 성남 땅에 처음으로 무용수(舞踊樹)라는 묘목을 심어 키운 향곡 정금란 스승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제자들이다. 스승은 가고 없어도 제자들은 그 자리에 남아서 스승의 빈자리를 지키며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해마다 김종해 성남무용지부장이 주축이 돼 많은 제자들이 같이 하는 정금란 무용제이다. 지난16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 시어 티에서 박건희 의 파도라는 창작무용으로 공연을 해 대성황을 이뤘다. 올해로 열 한 번째인 정금란 무용제는 옷깃을 여미게 하는 초겨울 날씨 속에 벌거벗은 나목(裸木)들 사이로 내리는 가랑비는 예사롭지 안했다. 
 
이는 향곡 정금란 선생이 심은 무용수(舞踊樹)에 바위를 때린 파도가 부서진 은빛 비 였 기 때문이다. 이날 공연한 창작 무용인 파도(波濤)는 섬광(閃光)처럼 사리지는 무대(舞臺)위의 순간이나 공간속에서 부서지고 사라지며 눈귀로도 들을 수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춤! 또 바다가 파도를 품고 있듯이 춤도 우리 삶에 묻어있는 것이 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래서 바위를 때리고 부서져 산산 조각난 은색파도는 정금란의 가르침을 대해(大海)에 뿌리는듯했다. 
 
정금란은 지난1970년대 구릉(丘陵)도시인 성남에 성남예총과 문화원등 문화예술단체설립에 앞장섰던 예술인으로 많은 족적(足跡)을 남겼다. 특히 어려움을 겪었던 무용꿈나무들을 사비로 길러낸 향토 예술인으로 지금은 그 제자들이 중견무용가로 예술계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경기도가 주는 예술상과 여성상 그리고 성남시 향토개발시민상과 성남시 문화상을 수상해 그가 예술계에 남긴 족적은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임은 춤판에 비상하는 한 마리의 학 이었습니다'라는 묘비의 글처럼 정금란의 춤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더 높이 비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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