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번아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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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6.01.16 19:16 |
2012-07-23 16:33:00 기사입력 | 류수남 ysn7675@hanmail.net     


[류수남 칼럼] 蔘(≒參)번아 잘 있 거 라. 肉(≒六)번은 간다.며칠 전에 전철에서노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훔쳐들었다. 많은 말들 중에 3번아 잘 있 거 라 6번은 간다라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 우리사회는 한집에서 2~3대가 같이 살던 대가족 시대는 가고 핵가족 시대가되면서 출가외인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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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부모들이 자식들을 이혼 시키는 시대다. 그렇다보니 여성들이 인내(忍耐)를 미덕(美德)으로 알고 천고만난(千苦萬難)을 참으며 살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석탄 백탄 타는 데 연기만 퐁퐁 나고요„“이내가슴 타는 데는 연기(煙氣)도 김(水蒸氣)도 안 난다„는 노인들의 한 서린 노랫가락에서나 알 수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옛날의 남존여비(男尊女卑)에서 여존남비(女尊男卑)의 시대가됐다. 그리고 인내하는 사람은 바보취급을 받는 사회다. 눈을 부릅뜨고 목청을 높이고 거짓과 욕설, 그리고 억지와 폭력을 행사하는 야만적인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툭하면 머리와 어깨를 붉은 띠로 휘감고 하늘에다 주먹질을 하며 거리로 뛰쳐나오는 사람들이 판치는 시대다. 
 
지금 우리사회는 원칙이나 대화로 되는 것이 별로 없다. 그렇다보니 민의의 전당에 있어야할 선량(選良)들마저도 거리로 나오는 치사한 시대가됐다. 이런 극변의 중심에는 남녀차별이 없어졌다. 이는 좋은 변화다. 이런 변화에 따라 결혼과 출산의 등식도 달라지고 가족구성도 세대(世代)별로 갈라진다. 그렇다보니 종전의 다산(多産)과 남아선호(男兒選好)도 바뀌었다. 
 
이제는 여아를 선호하며 하나만 낳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노후설계(老後設計)로 여겨왔던 옛날의 남아선호의 가족 관념은 없어졌다. 그리고 이기적 삶만을 추구하는 횡적의 가족구성을 이루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만혼과 독신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또 무책임한이혼과 가출로 가정은 붕괴되고 소년가장, 조손가정, 결손가정, 다문화가정, 일인가정이니 하는 귀에 설은 용어들이 판을 치고 있다. 
 
또 독거노인이니 캥거루족이니 오렌지족이니 기러기아빠니 기러기 할아버지라는 듣기도 민망하고 생소한 이름들이 우리가정을 파고든다. 이렇다보니 우스갯소리로 치부하기는 낯부끄러운 말들이 흘러 다닌다. 
 
그 중심에“3번아 잘 있 거 라„ “6번은 간 다„ 라는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이 말은 부모가 자식 집에 왔다가 돌아가면서 아들에게 남긴 말이란다. 아들을 뜻하는“3번과 자신을 뜻하는“6번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자신을 낳아 기른 부모를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보다도 못한 부모들의 처지를 말이다. 
 
나를 나아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는 하늘같이 높아 평생 갚아도 못다 갚는다는“부생모육 은고여천„(父生母育 恩高如天)이라는 권 효 가의 첫대목을 실망시키는 현상이다.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수컷의 가시고기와 암컷의 문어같이 살아온 노인들의 자탄을 어떻게 달랠 것인가? 물론 아들 났다고 동네잔치하고, 딸 났다고 구박했던 옛날 시대를 동경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부모를 포함한 시집식구보다 반려동물을 더 중히 여긴다는 작금의 사회상은 설명이 안 된다.앞에서 언급했던 3번아 6번은 간다라는 어느 부모의 탄식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1번의 며느리. 2번은 손자.3번은 아들.4번은 반려동물,5번은 가정부,6번은시부모란다. 물론 웃자고 하는 소릴 것이다. 그러나 현실과는 별로 거리가 없어 보여 씁쓸하다. 물론 모든 자식들이 전부는 아니다. 
 
세상의 자식들 중에는 만행(萬行)의 근본이라는 효(孝)를 중시하는 효자, 효부, 효손도 있다. 다만 그 숫자가 적다보니 사회가 혼란스럽고 가정이 무너지고 어른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시고기와 문어같이 살아왔던 부모들이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런 현실이 이해가 안 돼 작자미상이라는 권효가(勸孝歌)(?)의 한 대목이 생각나 옮겨본다. 특히 기르던 개가 병나면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도“애견병와급주병원(愛犬病臥急走病院)부모가병나면 노환으로 생각 하는“노친발병자위노환(老親發病子謂老患)또 열 자식을 키운 부모는 한결같았지만“부모양자일양십자(父母養子 一養十子)열 자식은 한부모를 못 섬긴다는“자염부모 십자 일염(子厭 父母 十子 一 厭)라는 대목은 현실이다. 
 
며느리가 늙으면 시어머니가 되고 시어머니도 시집와서는 젊은 며느리였다. 젊은이들아!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언제까지 잘 난 척 하며 손발톱에 색칠하고 하의가 실종된 팻 숀을 하고 다닐 것인가? 내 몸이 중하거든 부모은덕 생각하라.“여신소중 사친사덕(汝身所重 思親思德.)또 남편이 소중커든 시부모를 존중하라.
 
“낭군소중 존시부모(郎君所重 尊媤父母.)그리고 돌아가신 후에 후회 말고 생전에 효도하라.“사후불회 생전진효(死後不悔 生前盡孝)그러면 하늘은 복을 주고 자녀한테는 효를 받는“천수귀복자녀효친(天壽貴福子女孝親)할 것이다. 권효가의 한소절만 생각하고 살아도 조손이나 청소년가장, 또 패륜아와 막 말녀 그리고 6번은 안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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