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중증 COPD 환자 5년 새 119.6% 폭발적 증가  
치료도 못해보고 중증단계로 진입하는 COPD 환자가 전체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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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4.10.13 15:36 |

-COPD로 진단 받은 환자 중 치료 받는 환자 2%에 불과
-COPD, ‘질병’이라는 인식 부재가 병 키웠다

 

<<사례>> 경기도 하남시에 사는 박모씨(67세, 남)는 얼마 전 잦은 기침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COPD(만성폐쇄성폐질환)가 이미 중증화 단계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수도권타임즈

지난 30년 간 담배를 피워온 박씨는 가끔 기침을 하긴 했지만, 가슴 답답함이나 조이는 느낌, 호흡곤란 등의 증상은 없었기 때문에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단순한 환절기 감기 정도일거라 생각했는데, 큰 병을 진단 받게 되어 당황스럽다는 박씨.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폐가 망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중증 COPD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6년 5,329명이던 중증 COPD 환자가 5년 만에 11,071명으로 무려 119.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경증 COPD 환자는 165,792명에서 174,106명으로 5% 증가했다.

 

전체 COPD 환자 중 중증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6년에는 3%였지만, 2010년에는 6%로 늘어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COPD로 목숨을 위협 받는 이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따르면,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가 지금으로부터 6년 뒤인 2020년, 세계 주요 사망원인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4대 만성질병 중 하나로 꼽히는 COPD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은 세계에서 한해 약 300만명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정보위원장(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중현 교수는 “COPD 환자의 90% 정도는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중증화 단계로 진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COPD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향후 심한 중증으로 발전하게 될 뿐만 아니라, 호흡기계의 영역을 넘어 각종 심혈관계 질환, 골다공증, 전신쇠약 등을 동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 COPD 진단 받고도 치료 받는 환자 2%에 불과, 방치해서 병 키워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는 우리가 호흡할 때 공기가 지나는 기도가 좁아져 숨쉬기 어려워지는 호흡기 질환이다.

 

흡연과 대기오염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 고령자 및 흡연력이 가장 큰 위험인자다.

 

COPD는 증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병이지만, 관리는 미미한 실정이다.

 

질병이라는 인식이 부족해, COPD로 진단 받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COPD로 진단 받은 환자 중 단 2.1%만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통계도 있다.(2012 국민건강영양조사)

 

COPD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도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폐의 기능이 50% 망가져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만성적인 기침이다.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나 점점 지속적으로 변하며 잠자는 중에도 기침이 계속된다.

 

가래는 주로 아침에 기침과 함께 배출되는데 양이 적고 끈끈하다.

 

COPD는 아침에 기침이 심해진다는 점에서 주로 증상이 밤에 악화되는 천식과 구분된다.

 

◇폐기능 검사 필수… 생애전환기 검진에 포함되어야


COPD는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이미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진단은 정기적인 폐기능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특히 흡연자일수록 정기검진 시, 폐 기능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질환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

 

 폐기능 검사는 폐활량 측정을 기본으로 폐의 용적과 확산 능력 등을 측정한다.

 

폐기능검사의 소요 시간은 개인에 따라 약 5~20분 정도 소요된다.

 

단계에 따른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동시에 숨이 차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초기에는 기관지 확장제를, 중증 환자에게는 기본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에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추가하고, 만성기관지염 타입의 경우에는 항염증제를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특히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바이러스 감염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독감백신 접종을 맞아야 한다.

 

안중현 교수는 “COPD는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가벼운 감기로 오인할 정도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며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진단 하는 것이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고, 추후 중증환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인 비용을 줄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교수는 이어 “이를 위해서는 40세, 65세에 실시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폐기능 검사를 포함하도록 국가차원에서 제도적인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타임즈-김종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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