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시의원을 경계한다.

스나이퍼 | 2012.02.17 19:21 |

민선 5기가 출범한지 햇수로 2년이 지났다. 시민은 민주당 단체장을 선택했고 시의회는 한나라당을 다수당으로 선택했다. 정권을 쟁취한 집행부의 수장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음에도 철저히 의회를 무시했으며 시민을 기만했다. 그래서 돌아온 결과가 본인의 입으로 얘기하는 식물시장과 안개 속을 헤매이는 시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온갖 수모를 다 겪고 도매급에 넘어가는 현실 속에서 새누리당 시의원들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음은 많은 시민들이 알고 있다. 자당 소속의 시장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는 민주통합당 시의원들의 고충을 모르는 것 아니지만 의원의 자존심을 넘어 집행부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몇몇 시의원을 보면 그를 선택해 준 주민이 불쌍할 뿐이다. 모든 게 남 탓하기에 바쁜 민선 오기(汚期)이다.

 

요사이 암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새누리당 몇몇 시의원이 뻘 짓을 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뒤 돌아서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다 듣고 보고 있다는 소리이다. 얼마 있으면 의장이 바뀌고 교섭단체 대표단이 새로 꾸려진다. 후반기는 밀월 관계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들려온다. '못하게 하기 경쟁'이라는 치욕적인 언사도 나왔다. 의회에 대한 사고가 바뀌지 않은 채  진정성 없는 만남은 백번이라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해 준 주옥같은 명구이다.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초의회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성남시 의회. 특히, 새누리당 시의원들에게 기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벙어리 냉가슴만 앓치 말고 아래와 같은 방어의 이유도 필요할 것이다.

 

이재명 시장을 포함한 반대세력이 새누리당을 정략적으로 공격하는 소재가 있다. 이것을 가지고 공격을 해 오면 방어는커녕 변변한 답변조차 내 놓치를 못한다. 꼬리내리기에 급급하고 슬그머니 사라진다. 이에 재미를 본 자들은 자신들이 불리할 때 마다 뻥뛰기 기계를 돌리기에 바쁘다. 뻥하고 소리가 날 때마다 매일같이 같은 뻥뛰기들이 쏟아진다.

 

그 중 하나는 호화청사에 관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재정파탄에 관한 것이다.

 

첫 번째,

 

언론이 명명한 ‘호화청사’는 사실이 많이 왜곡되었다. 인구 2~30만명에 맞게 지어진 구시청사는 증축과 개축이 동시에 필요한 시점이었다. 분당신도시가 생긴 이래 인구 100만의 성남시청사가 협소한 것도 사실이며 입지도 본시가지와 분당의 중간지점에 갈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결론을 요약하면 이대엽은 총론에는 성공하였으나 각론에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대엽 시장이 총론에서 성공한 이유는 사무실이 모자라 뿔뿔이 흩어져 있는 행정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위치상으로도 구시청 입지는 옮기는 게 타당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각론에서 실패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구시청을 빼내오기 전에 도심 공동화에 대비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실수이다. 채울 것을 먼저 결정하고 빼 오는게 다음이다. 본시가지 상권의 앵커기능을 해 온 시청이 대책없이 빠져 나갔으니 지역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호화청사라 낙인찍힌 지금의 청사는 영악한 건설업체와 무능한 시장과 공무원이 합작한 현대건축물의 총아라 할 수 있다. 외관의 미를 강조한 나머지 에너지낭비의 대표사례인 커튼월 공법의 유리를 채택한 게 실수이고 호텔 로비처럼 쓸데없이 중정을 높이 확보하고 더더욱 필요치 않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여 공사비는 증액되고 외관상 화려함이 호화청사라 낙인찍힘에도 변변한 답변조차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시립의료원으로의 대체는 대안이 아니며 정치적 꼼수에서 온 부산물일 뿐이다. 시청사 이전의 총체적 책임은 전임시장, 시민단체를 이끌던 현 이재명 시장, 시의회 전부에게 있음이다. 어느 누구하나 잘한 게 없단 뜻이다.

 

두 번째,

 

이대엽 시장 8년의 성남시를 이재명 시정부가 인수받은 게 텅 빈 금고뿐인지 제대로 된 답변을 본 적이 없다. 그나마 수도권타임즈에서 소개한 “<기획3> 삭감예산 다툼 언제까지”에 김재노 의원의 시재정의 건전성에 관한 시정질문을 보면 재정파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마저도 언론플레이에서는 집행부의 발 끝도 못 따라가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자잘한 예산낭비 사례를 빼고 이대엽 8년 동안 성남시의 가장 큰 예산 낭비사례는 공원로 확장으로 인한 보상비에 관한 것이 전부일 것이다. 공원로 보상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주민집회에 참여하여 떼쓰면 준다는 민원을 독려한 장본인들인 이재명 시장을 비롯한 야권연대세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새롭게 출범한 시정부는 전임정부의 성공한 정책도 넘겨받지만 실정도 넘겨받을 수 밖에 없다. 다행스럽게 이대엽 시정부는 한 일이 별로 없다. 제 식구 뇌물 먹는데 세월이 다 갔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그런데 자기들에게 불리한 것은 전임 시정부 탓만 하고 시의원였던 새누리당 시의원들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는 행위는 비열하고 추접한 짓이다. 당시 도시건설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장대훈 의장은 이대엽 시장과 같은 한나라당 이었음에도 민주통합당 시의원들과 함께 이대엽 친인척의 용도변경을 끝까지 부결시킨 사례도 있다. 자기들한테 유리한 것만 포장하여 공격하는 이재명 시장과 민주통합당 시의원들은 치사하고 수준이하이다.

 

이대엽의 가장 큰 실책은 조카하나 잘 못 둔 죄밖에 없다. 조카에게 각종 인허가를 독점하게 하여 뇌물을 챙기고 매관매직을 일삼고 급기야 자신의 토지까지 용도변경에 이르러 도덕적으로 타락의 길을 걷게 한 장본인이 이대엽 시장이며 가장 큰 죄는 성남시의 명예를 추락시킨 것에 있다. 그러한 이대엽을 견제하지 못한 책임은 모두에게 있음이다.

 

결론

 

호화청사는 언론이 부쳐준 훈장이며 시청사 이전은 정당했다. 재정파탄 또한 사실과 다름을 알려주는 것이며 모라토리엄까지 갈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어느 정치인의 자충수에 바보 되는 건 시간문제이다. 3천억짜리 호화청사를 입에 달고 사는 이재명 시장이 2천억짜리 검소하고 아담한 시청사를 진다고 약속했다. 배짱 한 번 높이 산다. 2천억짜리 검소한 청사란다. 검소한 청사는 5백억이 어울릴 텐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임기중에 삽질을 한다고 했으니 시의회는 이재명 시장의 호화청사 7천억 매각을 독려해야 한다. 오히려 쓸데없는 사업을 벌이려는 이재명 시정부가 성남시를 거지도시로 만들 수 있음을 시의회는 면밀히 검토하여 비판과 견제의 의무를 다 하여야 하는 건 자명한 일이다. 

 

의식있는 많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고분분투하고 있다. 힘을 보태 줄 의원들이 엇나간다면 시민은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 시의원을 경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누리당 새머리 시의원으로 전락할 지 지켜볼 것이다.

 

총선 이후에 성남시의 정치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을 하지 못한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뒷거래를 하려는 의원이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야 가릴 거 없이 시의원의 본분을 망각하지 말고 삐뚤어진 의회관을 가진 자가 있다면 개종하여 바른길로 인도하기를 부탁드린다. 그것이 시민을 위한 길이다. 

 

마지막으로 나꼼수 김어준의 표현을 잠시 빌린다.

 

“새누리당 시의원들! 쫄지마! 씨~~~바”

“시장가카한테 쫄지 말란 말이야! 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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