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적인, 범죄적인  
중원구에 야권단일후보는 없다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3.25 21:59 |

김미희의 중원구 재출마는 영웅적이다. 성추행 전력자 윤원석의 중도하차로 중원구에서 죽어버린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양당 야권연대를 되살리려 한다는 점에서다. 그보다는 언론 검증에 걸려 시체가 되어버린 통합진보당(?)을 되살리려 한다는 점에서다.

 

» 통합진보당 자유게시판에는 야권연대에 대한 허와 실의 글들이 수없이 올려 있다.   ⓒ수도권타임즈

김미희가 양당 야권연대를 되살리려 한다? 그러나 중원구 양당 야권연대는 달리는 차량들이 즐비한 포장도로 위에서 이미 꽥! 하고 압사한 개구리에 지나지 않다. 김미희의 재출마로 중원구 양당 야권연대가 말해지는 순간, 양당 야권연대 전체가 심판 대상이다.


선거에선 정당과 인물이 평가받는다. 정당과 인물이 지역에서 평가를 받는다. 이번 선거의 특이성은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양당 야권연대가 추가된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양당 야권연대, 정당, 인물에 대한 평가가 중원구 선거에서 평가 대상이다.


중원구 양당 야권연대는 실패작이다.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위로부터의 양당 야권연대라는 사실에서 한 발짝도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상락이 밑으로부터의 양당 야권연대를 '공천잡음'이라 똥물을 뿌리고 성추행 전력자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중원구 양당 야권연대가 실패작이라는 것은 다음 증거로서 완성된다. 위로부터의 양당 야권연대의 결과물인 야권단일후보가 고작 성추행 전력자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양당 중 어떤 당도 무조건 사죄와 무공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보다 양당 야권연대의 무근거함을, 불온함을 더 잘 보여줄 순 없다. 24일 민주통합당 김부겸이 KBS 방송토론에서 양당 야권연대의 정당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반문했다. "좋은 일 하기 위해 힘없는 자들이 손잡는 게 나쁜 짓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성추행 전력으로 중원구 야권단일후보가 중도하차한 것에 대해 양당이 유권자들에게 무조건 사죄하지 않고 진정한 사죄의 의미에서 무공천하지 않은 것은 정말 나쁜 짓이다. 양당이 야권연대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중원구 양당 야권연대는 무참히 짓밟히고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 정치적 사망을 증명하는 것이 김재갑, 정형만 후보의 무소속 출마다. 누구도 밑으로부터의 야권연대를 말했던 이들에게 돌 던질 수 없다. 오히려 돌 던지는 자들이 양당 야권연대의 배신자다.


중원구 양당 야권연대는 무참히 짓밟히고 산산이 부서진 것이다. 분명하다. 더 이상 중원구 양당 야권연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양당 야권연대가 죽어버린 중원구에 사퇴한 김미희가 야권단일후보로 재출마한다? 이것은 영웅적인만큼이나 범죄적이다.


윤원석의 중도하차는 김미희의 야권단일후보 재출마로 답해야 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양당이 중원구 유권자들에게 무조건 사죄하고 무공천으로 남겨두는 것이 유일한 답이다. 이것만이 양당 야권연대 전체의 정당성을 보존한다.


성추행 전력자 윤원석의 중도하차는 중원구에 더 이상 양당 야권연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그의 중도하차는 중원구에 더 이상 통합진보당의 후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그런데 왜 김미희는 사퇴를 번복하고 중원구 재출마를 강행한 것일까? 왜?


이정희, 윤원석 사퇴를 계기로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경기동부문제와 관련 있을 것 같다. 김미희가 김미희가 아니라는 것을 강렬하게 느낀다. 그녀의 맹목성에 전율을 느낀다. 무욕, 익명성, 하나의 숫자, 어떤 기계체계의 톱니바퀴….


이 심각한 사상적인 문제가 경기동부문제에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김미희의 재출마는 고유명으로 사는 인간으로서는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이런 맹목성은 그녀가 정치적 인간이라는 이유에서 '극단적인 트리형의 비밀결사를 추구하는' 사상에서 찾아질 수 있다.


바로 '비밀결사의 사상'이다. 프랑스의 블랑키주의에 이어 러시아 좌익운동에서 꽃을 피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혁명주의자 바쿠닌에서 네차예프주의, 볼세비즘, 스탈린주의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아시아 좌익운동도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바쿠닌의 말이다.


"나는 나로 존재하기를 원치 않는다. 나는 우리로 존재하기를 원한다."(《혁명주의자의 교리문답》)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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