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회자될 '김미희의 오버액션'  
진달래 노란물 들인다고 개나리 되나?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4.07 10:25 |

참 별 일이다. 김미희가 노란옷을 입고 돌아다닌다. 노란색은 민주통합당 후보를 상징한다. 민주통합당 후보라는 뜻이다. 김미희는 분홍옷을 입고 돌아다녀야 한다. 분홍색은 통합진보당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굳이 야권단일후보임을 내세우고 싶다면 그것을 쓴 띠를 두르고 돌아다니면 된다. 그 띠에 노란색을 입히는 것까지도 봐줄 만하다.

 

» 통합진보당 중원구 김미희 야권단일후보 '노란옷'   ⓒ수도권타임즈

김미희가 노란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보다 야권연대가 야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없다. 최초의 전국 단위 야권연대라고 한다. 그렇다면 야권단일후보들에게는 처음부터 노란색도 분홍색도 아닌 야권연대를 상징하는 제3의 색깔을 정해야 했다. 남북이 모여 뭔가를 할 때 태극기도 인공기도 아닌 한반도기가 휘날린다는 것도 참조할 줄 모르나?


이미 지난 일이니 넘어가자. 그러나 김미희가 노란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은 에누리 없는 '오버액션'이다. 따라서 이런 과잉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해독되어야 한다. 그녀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노란옷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런 과잉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랄까 이것도 해독될 필요가 있다. 참 별 일이기 때문이다.


김미희가 노란옷을 입고 돌아다닌다는 것은 노란색이 민주통합당 후보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인 그녀가 민주통합당 후보임을 참칭하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지지표가 통합진보당 지지표보다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대라면 굳이 노란옷을 입을 이유는 없다. 착시를 유발하려는 의도된 정치전술이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이런 것이다.


"나는 민주통합당 후보다.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은 나를 찍어라!" 그럼 이 메시지에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정상인은 자기에 대해서든 남에 대해서든 인간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쓰는 심리적인 가면과 본래의 자기를 정확히 구분한다. 반대로 이것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상이 아니다.


이 심리적인 가면을 정신분석에서는 '페르소나(persona)'라고 한다. 군인이 제 아이들을 군기 잡듯 잡는다고 치자. 틀림없이 아이들은 집을 뛰쳐나갈 것이다. 군인이라는 페르소나를 집에서 벗어던지지 못한 탓이다. 마찬가지로 김미희가 입고 돌아다니는 노란옷, 그 페르소나는 정상적인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이라면 강한 반발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전에는 반대하다가 느닷없이 돌변해선 김미희와 함께 손 흔들고 다니는 이상락, 조광주, 민주통합당 시의원들은 정상이 아닌 자들, 바보들이다. 아니면 지조든 양심이든 털이 났던가.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정치를 연기로 돌변시킨 것이다. 페르소나와의 동일시가 돋보이는 영역이 연기 아닌가. 그러나 정치가 연기인가.


성남지역에 분명한 사례가 있다. 정치를 연기로 알다가 감옥 간 이대엽 말이다. 비슷한 일이 정치에 수두룩하다. 정치를 연기로 돌변시켜 버리면 패가망신이 되돌아온다는 법칙으로 이해해도 좋겠다. 그럼 가면을 쓰는 근본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연기가 의도된 정치전술이라면 이 근본적인 이유는 허물을 위장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반대로 김미희가 분홍옷을 입고 돌아다닌다고 치자. 분홍옷은 통합진보당을 상징하므로 도처에서 통합진보당이 중원구에서 범한 각종 허물을 강하게 상기시킬 것이다. 민주통합당 후보를 공격한 더티당, 성추행 전력자를 공천한 부도덕당, 대국민사죄와 사죄 의미의 무공천 대신 수정구에서 사퇴한 후보를 돌려막기로 내리꽂은 반민주당 등등.


이런 비판은 정치적이라기보다는 시민의 양식에 호소하는 보편성을 지닌 것이라 김미희는 입이 열 개라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민주통합당 후보를 상징하는 노란옷을 입고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신분석에서는 자신의 허물을 위장하기 위해 오버액션이 일어난다는 것을 다양한 임상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이른바 '반동 형성(reaction-formation)' 때문이다. 반동 형성은 임상사례적으로 어떤 여자 히스테리 환자가 마음 속으로 증오하는 자식들을 극진한 애정으로 돌봐주는 경우에서 볼 수 있다. 그것은 그녀가 다른 여자들보다 자식들을 더 사랑해서가 전혀 아니다. 프로이트가 말했듯이 반동 형성은 강박신경증이든 히스테리든 '자아의 변질'로 나타난다.


흔한 말로 '과민반응'이다. 도둑이 제 발 저려서다. 따라서 분홍옷을 입고 돌아다녀야 할 김미희가 노란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은 의도적인 연기든 무의식적인 과민반응이든 정상적인 사람들로서는 참으로 '괴이한 일'이다. 김미희의 오버액션,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김미희 뿐이랴! 정신분석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더 있다). 그녀에게 한 마디 해두자.


'진달래 노란물 들인다고 개나리 되나?'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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