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티를 내나?  
시장 측근 이모씨와 성남시 명예가 무슨 상관있나
수도권타임즈(www.sntimes.kr)   
수도권타임즈 | 2012.05.04 10:33 |

'티를 낸다'는 말이 있다. 흔히 티를 내지 말라는 부정어법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이것이 올바르다고 무언가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거기에 동일시하는 경우다. 티를 낸 것이다. 문제에 사람을 오버랩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자는 실제 삶에서 거리와 관계의 열정을 가진 눈에는 금방 들통이 나고 만다. 이런 자에게는 결코 사람이 인접하지 않는다.

 

티를 내는 일에는 이런 경우도 있다. 지난 달 22일 '성남시, 잔디구장 공사 로비 이모씨 관련 입장 밝혀'라는 제하의 성남시 보도자료가 그것이다. 이 보도자료는 이모씨가 "선거운동원으로 2일간 등록되었던 사람"(?)이라며 "성남시장 이재명의 최측근이 아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티를 내는 주장은 공권력에 대한 인식에서 심각한 결함을 보여준다.

 

» 성남미디어 마인황 칼럼니스트   ⓒ수도권타임즈

공권력은 제 멋대로 휘두르는 권력이 아니다. 정치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주민복리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성남시가 보도자료를 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래서 홍보가 아닌 공보다. 반대로 주민복리와 관련된 공보라면 그 유용함에 대해 온갖 수사를 동원해도 좋다. 주민들이 성남시에 세금을 내는 것은 그렇게 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일부에서 공무원들은 영혼이 없다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이 같은 내용은 공직세계에서 상식이라 믿는다. 지난 달 26일 조촐하게 열린 수도권타임즈 창간기념식에 공보관이 참석했기에 이 상식을 나누고 싶었다. 지난 달 22일 '성남시, 잔디구장 공사 로비 이모씨 관련 입장 밝혀'라는 제하의 보도자료와 같은 사례가 이따금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당초 의도와는 어긋나서 공보관이 먼저 자리를 뜬 탓에 공보팀장 모씨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나 공보실무 책임을 맡은 모씨와 공유하고 싶었던 상식은 전혀 예기치 못한 그의 답변에 여지없이 비상식이 되고 말았다. 그가 지난 달 22일의 성남시 보도자료는 "성남시의 명예와 관련되었기 때문에 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성남시의 명예? 성남시의 명예를 생각했다면 보도자료 내용이 주민복리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도자료를 내지 말아야 했다.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내지 말아야 했다. 게다가 공무원이 아닌 이모씨와 관련된 내용은 공보관실에서 알 수 있는 처지에 있지도 않다. 투명해야 할 공직세계에 대한 불신만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명예는 정직, 양심, 청렴 등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윤리 덕목만은 아니다. 공권력이나 그 업무를 분장한 공무원에게도 필요한, 오히려 더 요구받는 윤리 덕목이다. 그리고 명예라는 윤리 덕목은 행위에 따른 책임을 따질 때 척도로서 말해진다. 공무원도 아닌 이모씨가 성남시의 공적인 행위와 무슨 상관이 있기에 성남시의 명예를 운운한단 말인가.

 

티를 낸 성남시의 보도자료는 상식에 도전한다. 그것을 성남시의 명예 때문이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공보팀장의 인식은 비록 그가 단 한 사람의 공무원일지라도 민선5기 공직세계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가능할 것 같다. 티를 내는  공보팀장의 인식에 대해서 시정책임자인 성남시장 이재명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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