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리릿만 보지마

앵무새 죽이기 | 2012.07.25 10:55 |

 

성남시장 이재명 : "형님의 이런 증세를 자기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용하시는 분들에게도 자제를 부탁드립니다."(성남시장 이재명이 며칠 전 페북에 올린 글)

 

띠리리리릿 : "정신차려라~ 널 지지하는 척 부추기는 넘들이 니 글 읽어보기나 하는 줄 아냐? 니 글 보지도 않고 널 지지하는 척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부추길 뿐이야~"(띠리리리릿이 7월 25일 새벽 1시 22분에 수도권타임즈에 올린 댓글)

 

 

컨텍스트(contex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원래 언어학의 개념으로 흔히 우리 말에서는 '문맥', '맥락'으로 번역합니다. 어떤 추상적인 '언어형식'과 시간과 장소로 구성되는 언어 밖의 요소인 '장면' 간의 결합을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간단히 '어떤 말이 위치하고 있는 언어구조'를 뜻합니다.

 

이러한 언어구조를 나타내는 문맥이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는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고 거기에 기초해 어떤 의미나 가치를 새겨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 개념을 도구 삼아 이들의 말을 읽어보겠습니다.

 

먼저 이재명이 말하는 것과 띠리리리릿이 말하는 것을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포착됩니다. 문맥상 그 전하는 의미가 완전히 같습니다. 또 구체화되었습니다. 이재명을 통해 말해진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이용'이라는 것이 띠리리릿을 통해 말해진 '정치적 이용'이라는 것으로 구체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곧 '특정세력이 이재선의 정신병증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주장은 두 가지 조건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첫째, 이재선은 정신병자다. 둘째, 특정세력이 정신병자인 이재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조건에 그 확증성에 관해 강한 반론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첫째 조건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이재선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나아가 이재명의 정치적 반대자인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이재명의 음모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둘의 관계가 형제라는 점에서 어떻게 동생이, 그것도 성남시장을 한다는 동생이 형이 정신병 증세가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할 수 있는지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극히 비상식적인, 일탈적인 경우입니다. 정상인이라는 네티즌이 쓴 "이재명! 너, 성남시장 맞냐?"는 글은 그러한 의문을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재선은 정신병자다? 전혀 확증할 수 없습니다.

 

둘째 조건도 확증할 수 없습니다. 남의 형제 간에 벌어지고 있는 일에 개입하고 있는 사람들은 오로지 이재선은 정신병자라고 주장하는 특정부류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그들은 이재명을 칭송하거나 이재명에게 제기되고 있는 김부선스캔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온갖 사실, 희언을 동원해 반복적으로 '이재선이 정신병자다, 정신병자니까 정신병원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상인이라는 네티즌은 "집단적 왕따라니? 정상인가?"라는 글을 통해 그것을 '집단적 왕따'라는 비정상적인 사회현상으로 포착하고 그 의도가 오히려 '정치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이재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재선이 정신병자라고 주장한 특정부류의 사람들처럼 남의 형제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에 개입해야 하는데 공적인 담론의 장에서 그런 사적인 관계에 개입해 왈가불가한다는 것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윤리적으로 지탄받는다는 것이 사회적 상식입니다. 

 

말해진 정치적 이용이라는 것더 직접적 관계 속에서의 정치적 이용인지 가령 어떤 영향관계 속에서의 정치적 이용인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이재선이 그 누구 또는 특정세력에 의존해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은 전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어떤 영향이 있다고 해도 그는 선별적인 태도를 분명히 하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서 어떤 네티즌이 표현했고 자신도 인정했다시피 '독립군'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사람입니다.

 

이처럼 두 가지 조건은 불확증적입니다.

 

따라서 '특정세력이 이재선의 정신병증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주장은 사실에 기초한 주장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 주장은 역으로 사실과는 무관한 정치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바꿔 말하면 '엉터리 주장'에 불과합니다.

 

계속해서 읽어보겠습니다.

 

이재명과 띠리리리릿은 같은 내용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과 띠리리리릿은 화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같은 내용의 말을 한다면 다른 화자일까요? 같은 화자일까요? 과연 다른 사람일까요? 같은 사람일까요?

 

화자인 이재명의 주장은 페북 팔로우를 청자로 하고 있습니다. 화자인 띠리리리릿의 주장은 저능아로 지칭된 이재선을 청자로 하고 있습니다. 팔로우를 청자로 하고 있다는 것은 이재선을 의식해서 한 것이며 이재선을 청자로 하고 있다는 것은 이재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상 이재명이 팔로를 청자로 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띠리리리릿이 한 말은 저능아로 지칭되고 폄훼된 이재선에게 실제로 한 말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재명이나 띠리리리릿이나 '이재선은 정신병자이며 특정세력이 이재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이재선을 뺀 다른 사람들'에게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이 둘은 다른 사람일까요? 같은 사람일까요?

 

이재명의 말은 며칠 전 자신의 페북을 통해서 한 말입니다. 띠리리리릿은 7월 25일 수도권타임즈에 '이재명, 너 시장 맞냐?'라는 글에 단 댓글을 통해서 한 말입니다. 형식적으로 보면 두 화자가 처해진 시간과 공간은 다릅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한결같다는 점에서 이들이 처해진 시간과 공간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동일한 정치적 주장이 행해진다면 그것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발화의 동일성 때문에 실제적으로 다른 시간이나 공간이 추상적으로는 같은 시간이나 공간으로 치환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사실상 직접적인 대면관계나 전화를 통한 대화에서 화자와 청자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과연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이 둘은 다른 사람일까요? 같은 사람일까요?

 

지금까지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첫째, 이재명과 띠리리리릿은 '누군가 또는 특정세력이 이재선의 정신병증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둘째,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는 무관한 엉터리 주장이다. 셋째, 이재명과 띠리리리릿이 다른 사람인가 같은 사람인가하는 의문이 있다.

 

이런 주장의 연장선에 우리는 이재명이 페북에서 한 말들을 띠리리리릿의 입장에서 다시 읽을 수 있고 반대로 띠리리리릿이 수도권타임즈에서 한 말들을 이재명의 입장에서 다시 읽을 수 있습니다. 거기엔 '화자', '의미하는 것', '시간과 공간', '겨냥하는 것' 등 전부에 걸쳐서 '문맥상 일치'라는 공교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말이죠. 띠리리리릿은 그 발화가 기초하고 있는 사실, 의미하는 내용이나 발화의 강도, 빈도를 볼 때 최근 개입해선 안 될 남의 형제관계를 들먹이며 이재선에게 가해지는 악랄하고 악의적인 집단적 왕따의 '지휘관'이라는 인상을 낳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의문입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습니까?'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