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원 컬럼-진정으로 예술가(作家)가 되기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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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7.05.02 11:03 |

요즘 불경기라고 해도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아트페어가 난무하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하기에는 아트페어만큼 좋은 전시장도 없다.


몇 년 전부터 아트페어 붐이 일기 시작하여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특히 지자체에서 앞 다투어 아트페어가 생겨 그야말로 볼거리는 아주 풍성해졌다.


 아트페어의 장점은 잘 알다시피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감상 차원보다는 구경 차원이라고 본다. 그렇다 해도 같은 장소에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문제점이 발견되기 시작한다.

한 두번 긁적거려서 작가라고 작품을 전시한다. 일종의 신인작가 데뷔전 같이 말이다.


문학이든 화가이든 그 옛날에는 공모전에 당선되어야 작가가 되곤 했다. 요즘은 개인전이나 발표회장이 많아 상황은 다르다.


아트페어에 나가서 작품까지 팔게 되면 일약 스타가 된 듯 기고만장 하다. 그림 값도 제법 받고 말이다. 아트페어는 그림을 판매하는 시장이므로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아트페어가 보여주는 전시기획전이 아니라 판매시장의 기능만으로 전락(?)한 듯하다. 그럴 만한 이유가 갤러리 보기에 체면이 아니고 인기가 없는 작가, 그보다 더 중요한건 작가도 아닌 듯 바라보는 눈빛에 작가들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갈 판이다.

 

작가의 잠재력을 키우고 보다 넓고 깊은 예술세계를 경험하는 의미 있는 전시로 느껴진다면 보다 좋으련만 판매에 열 올리는 화상이나 이에 안절부절 못하는 작가를 보면서 해결해야 할 우리미술계의 절대 절명의 과제가 되어버렸다. 특히 요즘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도시는 아트페어가 연 2회씩 열리고 있다. 우리네 전통시장이 전국의 날짜만 바꿔서 4일장, 5일장은 방방곳곳에서 서고 있다.


여기를 가도 저기를 가도 유사한 작품, 아니 똑같은 작품을 서울에서 안 팔리면 부산으로,부산에서 안 팔리면 대전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계속 반복되기에 점점 아트페어에 식상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외국의 유명 페어처럼 심사기준이 있어야 하며 개선책이 필요한 때이다.

 

만약에 필자가 아트페어를 주최한다면 지역특색에 맞도록 지역에서 작가를 선정하여 참가하게 하고 전국을 상대로 배울 점이 있는 원로, 중진작가를 초대하는 형식이 실속도 있고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국의 민속품/기념품은 어디를 가나 모두 판매하고 있으니 차별화도 안 되고 식상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특성들이 필요하다. 더욱이 요즘은 인터넷 시대이므로 기본적인 작가의 작품/활동은 쉽게 알 수 있다.


오늘은 수많은 아트페어를 보면서 작가 입장에서 Artist가 살아갈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원로화가 최광선작가와 인터뷰 도중 수많은 작가한테 꼭 전할 얘기가 있었다.

 

- 화가라고 하면 말이 필요 없다.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

- 수장고에는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500점 이상은 항시 있어야 한다.

- 화가는 게으르면 안된다. 몇 시간씩 작업에 열중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작가라고는 하는데 앞서 말한 세 가지를 갖추고 있는 작가가 흔치 않다고 한다.

그저 요즘 유행하는 아트페어에 작품 몇 점 내면 모두가 Artist라고 한다. 부스 면적 모자라면 이 사람, 저 사람 쩐으로 막는 작가가 화랑 입장에선 또한 손님이다.


돈 내고 전시할 바에는 떳떳하게 확실하게 자신의 작업을 펼쳐 보여야 한다. 아트페어도 좋은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 주어 얘기도 듣고 때로는 질책도 평가도 받아야 더 큰 작가가 된다.


음식도 먹는 둥 마는 둥, 그림도 그리는 건지 이따금 작업하면 버릇되어 큰 작업을 하지 못할 뿐더러 예술가가 될 수 없다. 시간 투자는 않고 머리만 쓰다보면 유명작가 또는 잘 나가는 작가의 작품을 본떠서 작업을 한다.


대중가요는 나훈아가 유명하니 너훈아도 있는데 이는 누구도 부를 수 있으니 문제가 없지만 그림은 누구 것을 표절 수준의 부분 복사를 하는 것은 자신의 치부는 물론 한계를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예술가로서 창의성을 포기하며 항복을 선언하는 것과도 같다.

 

따라서 작가는 오로지 자신의 것을 입체이든, 평면이든 자기만의 언어로 화폭에 조형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예술가이다.


어렵고 힘들어도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부터 돌아보는 개인전을 열어야 한다. 관객이 많든 적든 나 홀로 갈 길부터 찾아 나가야 한다. 그야말로 장사꾼들의 잔치(화장실, 침대전)에 여기저기 끌려 다니지 말아야 한다. 한 점이라도 그림 팔기 위해서 따라 나서는 행위는 예술품을 완전상품화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해외에서 좀 잘 나간다는 작가도 이제 더 큰 작가가 되려니까 미술관전시 경력이 필수임을 뒤늦게 깨닫고 준비한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이나 파리의 퐁피두센터는 세계의 유명작가가 두드려도 쉽게 문이 열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갤러리는 돈만 주면 전시가 가능한 곳이고 미술관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자존심과 권위를 갖고 있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화랑은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미술품을 사고파는 사업체이다. 그래서 호칭도 사장 또는 대표로 부른다.

 

미술관(박물관)은 예술의 가치를 인지하는 뜻있는 분들이 설립하는 비영리 공익기관이다. 따라서 학교에 비유 할 수 있다. 세금도 면세이고 국가와 사회에 문화예술로서 기획하고 좋은 작품 구매하여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 미술관이다. 그래서 미술관(박물관)의 책임자는 호칭이 기관의 머리이므로 관장이라고 부른다.


예술가는 물질과 거리가 멀어야 작품이 된다.

먹고 살아야 하니 쓸데없는 소리라고 화살을 날리겠지만 돈은 나중 임을 다시 한 번 인지하고 작가의 길을 걸어야한다. 그래서 예술가는 아무나 하는 분야가 아님을 재인식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한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생계유지 직업으로서 화가인지? 예술가로서의 작가인지? 분명하게 이제라도 되새기며, 자신을 어떻게 추슬러 나가야할지 방향을 결정하고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자신의 소중한 작품발표의 장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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