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규 미술관의 유감 - 서양화가 남궁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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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17.02.01 17:27 |

지난해 115일 소문난 미술관이 있다는 어느 조각가의 말을 귀담아들어 두었다가 찾아가 보았다. 젊은 나이에 예술가로서 안타까운 나이(51)에 삶을 마감했다. 한참 더 많은 작품을 보여주었어야 하는데 안타까워하는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얘기다.

 

서울에 있는 아트리에는 현재 등록문화재 제134호로 지정되어 당시의 권진규 조각가의 작품세계와 그의 예술혼, 그리고 근현대 조각의 가교역할을 한 독특한 기법을 보여주는 조각가로 혜성같이 나타나 그의 작업을 보고는 찬사를 보냈다.

 

귄진규 미술관을 찾아 나서다


작가는 1922년 함경남도 에서 태어나 함흥과 춘천을 오가며 유년과 청소년시절을 보낸 후 1949년 일본 무사시노 미술학교 조각과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조각을 시작했다. 그 후 1959년 귀국하여 자리잡은 곳이 성북구 동선동 3251~13번지(, 동소문로 26마길 2~15)에 살면서 작업을 해왔다. 그의 작업실이자 거주하던 곳에는 그의 삶과 예술혼이 찾는 이들에게 스며들고 있다.

 

 아트리에는 권진규 작가의 여동생 권경숙이 ()내셔널리스트 문화유산기금에 기증하여 복원공사를 하고 지역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보전되고 있다. 개방은 월 1회로 사전예약으로 방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의 숭고한 정신세계와 근현대 조각의 가교역할을 한 권진규 조각가를 만나러 가보았다.


 미술관 중 명소로 관람객이 개관한지 얼마 안되는데 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 등 활발한 미술관임을 주변에서 자주 들었다. 나도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어 흥미거리의 뉴스라서 직접 벤처마킹이라도 하고픈 맘에 서둘러서 가보았다.

 

 입구에 도착하니 달아실 권진규 미술관이라고 쓰여 있는 아주 큰 건물이 눈앞에 보인다.


조각가의 미술관답게 커다란 지용호의 Line조각 작품이 폐타이어를 활용한 힘있어 보이는 작품이 있었다. 소문대로 멋진 미술관임을 직감하며 안으로 들어서니 분위기는 조금씩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한 바퀴 눈으로 돌아보고 매표소 앞에 섰다. 우선 분위기가 흔히 보는 미술관 입구 같지 않아 물어보았다 . 미술관은 어디냐고 물으니 2층이라고 한다. 눈으로 볼때 1층 로비에서 좌측을 기웃거려 보니 옛날의 공연, 영화포스터와 학교 다니며 자주 보아왔던 만화책을 전시하고 있었다. 우측에는 휴식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공간은 아트상품 코너도 아닌 썰렁한 휴식처였다. 다시 매표소에서 미술관에 대하여 문의를 해봤다.

 


<서양화가 남궁 원 >


필자는 아트원 TV와 윌간ARTIST 편집주간이자 남송미술 관장이라고 명함 한장을 건네고 관장 미팅을 부탁하니 외부에 계시다기에 그러면 큐레이터를 찾으니 출장 중이라고한다.


점점 이해가 안가서 미술관 소속 직원은 누구냐고 물으니 우리가 함께 일을 본다고 한다.


흔히 언론매체나 같은 미술관장에게는 입장료도 면제고 친히 누군가가 안내를 하는 것이 미술관의 관례이다. 해외 유명한 미술관도 마찬가지다.(다만 예약을 해야 가능한 경우도 있다.) 1층에 이어 미술관은 2층이고 3층은 어린들이 좋아하는 로버트 전시장이라고 한다.


뭔가 냄새가 나는 기분이 농후하여 내가 보고 싶은 곳은 2층의 권진규미술관이라고 하며 미술관만 관람하고 가겠다고 하니 그렇게는 발권이 안된다고 한다. 진짜 미술관이 아님을 직감하면서 어쩔수 없이 전층 관람권을 구매했다(1인당 1만원). 2층부터 올라가 권진규 작품을 보니 이름에 걸맞은 작품숫자나 분위기는 아니고 몇 점 전시하는 구색을 위한 미술관 이었다.


촬영을 하고 3층을 가보니 여기가 메인 이었음을 실감케 했다. 수만점의 크고 작은 가지각색의 장난감 로보트는 그야말로 어린이와 함께 하는 가족에게는 신나는 하루가 될 것임이 불 보듯 훤하게 보였다.


이래서 개관한지 오래지 않은데 미술관에 관람객이 수만명 된다는 입소문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권진규 조각가가 그렇게도 유명한가? 어떻게 미술관을 운영하기에 수많은 관람객이 찾아오는지?


○ ○ ○ 재단에서 권진규미술관을 끼워서 사업을 하는 미술관임을 직접 방문해보니 알게 되었다. 입구에 들어섰을 때 기분 그대로 상술로 권진규 작가를 이용하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한 바퀴 돌아보니 곳곳에 상술이 역력했다.


우리같이 그림하는 사람, 할아버지가 되어 장난감이 필요없는 사람들에게 까지도 권진규 미술관을 끼워팔기를 하는 모습은 정말로 상술은 만점이겠지만 권진규 유족이나 하늘나라로 떠나간 조각가 故권진규는 이런 모습에 동의했을까?


예술을 그 자체로 보여주고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상품(미술품)이 시원찮으니 아이들 좋아하는 로버트 . 캐릭터를 수만점을 전시하면서 끼워 파는 기묘한 수법에 예술가는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행여나 필자(화가 남궁원)가 죽으면 내 주변사람들이 이렇게 예술가의 혼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더 더욱 한심한 이야기는 지난해 t'way 항공을 탔더니 이런 꼴을 보고온 내게 기내의 책자를 보다가 권진규 아트리에 이야기가 작품과 함께 소개되었다.


한마디로 조각가 권진규를 조명하는 글이었고 좋은 정보였다. 아트리에는 서울에 등록문화재로 등록시켜 영구보존 시키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 춘천(강원도 춘천시 동면 금옥길228)의 옥광산 내에 권진규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었다.


예술이 주가 되고 부수적으로 아트상품이나 간단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것은 작가를 기리는 마음과 혼을 간직하고픈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이다. 이와 곁들여 식당이나 찻집 등은 관람객을 위한 편의점으로 칭찬받을 일이며 선진국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풍광이다.


끼워팔기 장사는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다녀 보아도 보지 못했다. 최소한 미술관의 출입구는 별도로 설계하여 자유스럽게 관람토록 유도했으면 이렇게까지 작가를 천박하게 만들지는 않았을 텐데 너무도 아쉽고 잘못된 운영을 꼬집고 싶다.


기증자와 통화를 여러번 시도했으나 불발이었다. 아마도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술관을 찾아오면 무조건 3층 전체를 관람토록 하는 강매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중에 강원도청 문화정책과에 문의해 보니 권진규 미술관은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까 관장도 큐레이터도 없는 이름만 미술관으로 관객을 호도하는 상업적인 무허가 미술관이 버젓이 미술관 행사를 하고 있다. 강원도청 문화정책과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입장권 상호는 권진규 미술관으로 발행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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