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에 밀려난 우리 지역 아이들의 ‘합격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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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타임즈 | 2022.11.28 09:44 |

오봉석[()하이런 고등부 수학과 강사]

 

70년대생, 100만 수험생, 90년대 학번....

 

베이비 붐이라 불리며 학생 수가 최고 정점에 달하던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학교에서 선생님과 선후배, 집에서 가족과 친인척들 심지어 이웃들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으며 그간의 수고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을 바라며 주고 받던 찹쌀떡, .....

 

시작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우리는 1111일을 빼빼로데이라 부른다. 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무언가에 홀린 듯 많은 양의 빼빼로를 구매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아 보이는 행위들을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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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석[()하이런 고등부 수학과 강사]


사교육 시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성남에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 지역 아이들에게 수학을 강의한지 10년 정도 된 수학 강사인 필자는 해마다 수험생과 함께 수능 시험을 맞이하고 있다.

 

매년 11월 둘째 주 목요일은 수학능력시험이 치루어 지는 날이다. 공교롭게도 빼빼로데이와 항상 몇 일 차이 나지 않는다.

 

수많은 상점들이 빼빼로데이마케팅을 위한 광고 현수막을 걸고 전용코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고작 정치인들이 붙이는 수험생 응원 현수막 말고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현행 수시·정시라는 제도 하에 수시 모집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은 성남지역 특성상 정시 모집을 위한 수학 능력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원에서 소수라는 이유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소수라는 이유로 심지어 가정학습을 권유받으며 학교를 가지 않는 사례도 있고, 학원에서 많은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등한시 되어 학교를 안가고 스터디 카페를 다니며 홀로 공부를 하는 상당수의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자세한 입시제도를 들먹이며 분석적인 비판을 하지 않더라도 초등학교 6, 중학교 3, 고등학교 3년 도합 12년의 교육과정을 마치며 치르는 수학능력시험이다. 용어의 뜻조차도 대학에서 학문을 공부할 능력을 가리는 시험인 것이다. 입시제도의 특성, 경제적 논리에서 기인한 무관심이 우리 지역의 수험생들은 그 능력을 기르는 준비를 게을리 한 채 한 발 뒤쳐진 상태로 사회로 나아가는 건 아닌지 씁쓸함에 해마다 입시결과를 지켜보고 있게 된다.

 

과거 학창시절 꼭 물질이 오가는 의미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관심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었던 기억을 다들 가슴속에 가지고 있지 않은가? 빼빼로를 사야지 하는 시기가 되면 내 주변의 챙기지 못한 수험생이 있는지 관심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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